'PD수첩' 소리박사 배명진 교수 실체, 국과수도 지적한 비과학적 분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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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명진 교수의 실체는 무엇일까.
5월 2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제작진은 '소리박사', '음향 전문가', '국내 최고 소리공학자'로 알려진 배명진 교수에 대한 의혹을 파헤쳤다.
제작진이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은 그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배명진 교수표 음성분석의 실체였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인 그는 지난 약 25년 동안 소리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에 7,000여 번 등장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연예인 욕설 파문부터 여러 미제 사건까지 소리에서 단서를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에 언론뿐 아니라 국민들도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이 비과학적이라는 학계 제보가 나왔다. 그가 사용하는 음성 분석 기술의 실체가 베일에 싸여 있고, 분석 결과 역시 과학에 근거한 분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 음성 분석 전문가들 또한 'PD수첩'이 입수한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 감정서를 검토한 후 입 모아 과학에 근거해 작성한 감정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명진 교수는 2012년 제주도 도남동에서 발생한 제주방어사령부 소속이었던 김 모 하사 사망사건 관련 음성 분석도 맡았다. 당시 사건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아 의혹이 불거졌는데, 당시 유가족은 시신을 발견해 119에 알린 익명의 신고자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이때 배명진 교수는 익명의 신고자가 세상을 떠난 김 하사의 부대 선임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결과를 내놨고, 이로 인해 해당 선임이 김 하사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났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음성 분석 결과 익명의 신고자와 부대 선임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배명진 교수의 잘못된 목소리 분석 하나로 인해 해당 선임이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지목될 뻔한 것.
김 하사 유가족은 처음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 결과를 믿었던 이유에 대해 "배명진 교수의 어떤 그런 성문 분석 자체를 너무 믿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럴 것이다가 아니라 어쨌든 기계를 갖다 놓고 수치로 이야기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이후 경찰이 실제 119 신고자를 밝혀낸 것에 대해 "이 사람(배명진 교수) 때문에 혼선만 빚고.. 야 이건.."이라며 말을 잇지 못 했다.
음성학자 D 씨는 배명진 교수의 분석법에 대해 "그게 일반화돼 있는 방식은 아마 아니라고 알고 있다. 전혀 그런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옥엽 박사는 "나를 비롯해 동료들의 의견을 말하자면 (배명진 교수가)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진 않았으면 좋겠다. 보통 보편적 가치로 과학적이라고 이야기하면 정확함, 객관적인 것, 믿을 수 있는 것 이런 가치를 많이 부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옥엽 박사는 김 모 하사 사망사건 당시 내놓은 배명진 교수의 분석 결과에 대해 "이건 완전 무고니까 상당히 잘못한 거다. 무슨 사유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논리적 비약 표현을 한 거다. 그 방송에서는 마치 전화를 건 사람이 죽인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굉장히 감정하는 내내 사실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PD수첩' 제작진은 취재를 위해 배명진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배명진 교수는 "그걸 왜 입증해야되냐. 그럼 그건 결국 내 과학적 수준을 테스트해보겠다 그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이걸 갖고 어마어마한 건 우리가 수도 없이 하고 있다. 노벨상 받을 만한 것도 지금 하고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노벨상 받을 만한 일도 하고 있다. 그런 정도로 과학적으로 연구해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는 건데 그 중 날 비토하는 사람 없겠냐. 난 그런 데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제작진은 숭실대로 찾아가 배명진 교수와 만났다. 배명진 교수는 자신을 찍던 카메라를 막아서며 "25년 전문가를 뭐? 의혹으로 날 무시하겠다고? 당신 그런 권한 있어? 25년 되면 한마디씩만 해도 곱하기 365일 해갖고 의혹이 생길 수가 있다. 의혹 검증하냐고. 딴소리하지말고 당신 말이야. 나가. 빨리 나가. 안 그러면 경찰 오게 돼 있어"라고 소리쳤다. 배명진 교수는 "전문가의 기준이 뭐냐"며 "PD면 좀 유식해야된다. 모르면 물어봐야지. 우리 소리공학연구소 25년 됐다. 그럼 전문가냐 아니냐"고 밝혔다. 이후 배명진 교수는 경찰을 불러 'PD수첩' 제작진을 내쫓았다.
'PD수첩'은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마지막 음성 파일에 얽힌 의혹도 집중 취재했다. 2015년 4월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고인의 마지막 고백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되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이완구 당시 총리를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총리 측은 2심을 준비하며 배명진 교수에게 ‘성완종 녹취’ 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PD수첩'은 배명진 교수가 이른바 '성완종 녹취'를 분석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감정서 문건을 입수한 것. 'PD수첩' 측에 따르면 배명진 교수는 해당 문건에 "고 성완종 회장이 이완구에게 줬다는 금액을 이야기할 때 평균 62.7% 진실성이 얻어졌고 오락가락하며 모호하게 발성했다"고 적시했다. 이완구 전 총리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고 성완종 회장의 증언은 허위라는 내용의 감정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
음성학자 F는 해당 문건에 대해 "사실 연구자들은 이런 걸 알고 싶어한다. 사람들이 거짓말할 때와 거짓말 안 할 때 목솔에서 어떤 특징이 나타나는가. 근데 그게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할 만한 연구 결과가 지금까지 안 나오는 거다 .근데 배명진 교수님 연구실에는 그런 게 있는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감정서를 쓸 일이 아니다. 음성거짓말 탐지기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를 객관화시킨 다음에 그걸 많은 나라에 팔아야한다. 그게 사실이라면"이라고 말했다.
국과수 전옥엽 박사는 해당 문건을 접한 후 "재밌는 글이다. 근데 보통 그런 데이터를 얻으려면 단지 음성만 모아 참이다, 거짓이다가 아니라 다른 생체 정보를 봤더니 이렇게 말할 때 확실히 참이라고 확인한 정보를 다시 참이라고 넣어 데이터를 하나 만들고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굉장히 고통스럽다. 이거 하루에 한 명 만들기도 힘들다. 근데 이 정도 쓴다는 건 결국 책임을 지고 유용성 검증이 충분히 된 어떤 방법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PD수첩' 제작진이 배명진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남녀 총 1,0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해줄 수 있나"라고 묻자, 배명진 교수는 "내가 왜 여기에 대해 대답을 해줘야되는지 잘 모르겠다. 백업데이터를 보면 우리 PD님이 그걸 이해할 수 있나. 음성학자들이 하면 그 사람들한테 가 물어봐야지. 우리한테 우리만의 노하우에 해당되는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하면 중국에 기술력이 넘어가고 뭐 이런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PD수첩' 측은 "전문가 의견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결과 분석이 재판부에 재출됐다. 그 일부는 과학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였다"며 "이게 과연 국내에서 쉬쉬하고 적당히 덮고 넘어갈 문제인지 학계 전문가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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