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솔린 SUV라서 좋은 캐딜락 XT5

모클팀 2018. 5. 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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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5는 준비를 마쳤다. 필요한 건 흐름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과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있다면 바로 시장의 중심이 세단에서 크로스오버, 즉 SUV로 옮겨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과 신규 시장 개척이라는 매력도 있겠지만 소비자들 역시 보다 뛰어난 실용성과 활용성이라는 이점 등을 매력으로 느끼며 SUV를 택하고 있는 것도 큰 이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가솔린 모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소폭 앞선 모습이었지만 올해 초부터는 다시 가솔린 모델이 과반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가솔린 모델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요소를 조합한 캐딜락 XT5가 눈에 들어온다.

캐딜락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존재 XT5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캐딜락 XT5는 근래 인기를 끌고 있는 SUV, 그리고 다시 한 번 재도약을 하고 있는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그 이런 이유만으로 XT5가 완벽하거나 매력적인 차량이라 단언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다운사이징 시대와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V6 3.6L 가솔린 엔진을 채용한 점은 예상 외로 효율성에 많은 신경을 쓰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 잘 맞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캐딜락 고유의 외관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지만 도어를 열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구성이나 소재가 나쁜 건 아니지만 활용에 있어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독일차와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점 역시 아쉬울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XT5는 분명한 매력이 있다.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XT5

캐딜락 XT5은 강렬하다. 과거부터 이어진 긴장될 정도로 날카로운 엣지감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세련되고 더욱 고급스러운 터치가 더해지며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선사한다. 전체적인 실루엣을 살펴보면 과거 타협이라고 찾아볼 수 없던 기존의 캐딜락 디자인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흔히 최신 캐딜락에 적용된 세로형 라이팅을 보며 다른 브랜드의 것을 따라 했다는 무지한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애석하게도 캐딜락은 단 한 번도 타인의 것을 훔쳐 쓴 적은 없다. 그들은 언제나 시대의 풍파에 꺾이는 일이 있더라도 그들의 고집대로 차를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물론 최근의 ATS나 크로스오버 생산은 그 고집을 조금 줄인 행보라 할 수 있겠다.

전세대라 할 수 있는 SRX와 비교한다면 한층 세련되고 깔끔해진 모습이다. SRX가 지나치게 쿠페 특유의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욕심을 부렸다면 XT5는 보다 정형적인 크로스오버의 실루엣을 강조했다. 대신 측면에는 상승감이 돋보이는 시그니처 라인을 적용하여 점진적으로 긴장감을 강조하는 디테일을 활용하여 시각적인 만족감을 끌어 올렸다.

세그먼트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

캐딜락 XT5은 컴팩트와 미드 사이즈 세그먼트 경계에 있다.

그리고 이 체격은 상황에 따라 분명한 강점이 된다. 기존 SRX 대비 35mm를 줄인 4,815mm의 전장과 전폭 역시 1,905mm로 살짝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신 전고를 40mm 가량 늘리며 1,705mm에 이르게 됐고, 휠베이스는 50mm를 늘려 2,857mm의 여유로운 수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상 새로운 차, 새로운 세대의 차량이 발표될 경우 열에 아홉은 기존보다 더 커진 차체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캐딜락의 디자이너들은 XT5를 SRX 대비 조금 더 작은 차량을 선보이며 시대의 흐름을 역으로 거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경쟁 컴팩트 SUV와 미드사이즈 SUV의 경계에 존재하며 두 세그먼트를 동시에 공략하는 ‘대체재’로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캐딜락의 새로운 감성을 선사하는 실내 공간

통상 많은 브랜드들은 외형 및 실내 디자인인 변화의 기간을 상당히 길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캐딜락은 그 변화의 속도를 엄청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실제 ATS, CTS에서 선보였던 듀얼콕핏의 발전형에 그치지 않고 이후 등장한 CT6와 XT5는 또 다시 다른 실내 디자인 컨셉을 선보이며 브랜드의 파격적인 변화를 선보였다.

XT5에 적용된 대시보드는 수평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알칸타라와 고급스러운 가죽을 대거 적용해 안락하면서도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이런 공간 속에서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을 적극적으로 줄여 실내의 긴장감을 덜어냈고, 되려 차분하고 따듯한 이미지를 더했다. 이런 노력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캐딜락의 의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CT6와 함께 여유로운 감성이 돋보이는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였고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 디스플레이가 조합된 계기판을 적용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와이드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캐딜락 고유의 큐(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도어 트림이나 대시보드에 적용된 독특한 패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알칸타라, 가죽과 같은 전통적인 소재와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이 패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섬세한 디테일을 통해 타 브랜드들과는 명확히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며 또 다른 경쟁력을 과시하며 실내 공간에서의 만족감을 선보이고 있다.

매력적인 V6 엔진을 중심을 잡는 XT5

캐딜락 XT5의 보닛 아래에는 다운사이징 흐름과는 다소 다르지만 정말 매력적인 V6 3.6L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CT6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는 ATS, CTS 등에도 탑재되어 호평을 받는 엔진이다.

다만 XT5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고 314마력(@6,600RPM)을 내며 토크 역시 5,000RPM에서 37.4kg.m의 토크를 낼 수 있도록 조율을 했다. 터보 엔진의 풍부한 출력과는 다르지만 자연 흡기 엔진을 탑재한 덕에 고급스러운 매력은 충분하다.

게다가 가솔린 엔진으로서도 그 경쟁력이 상당하다. 폭발하는 듯, 강렬한 가속감은 아니지만 발진 순간부터 고속 영역까지 단 한 순간도 버거워하거나 지치는 기색 없이 꾸준한 가속이 전해져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또한 고 RPM에서의 생기, 그리고 그로 인한 매력은 정말 인상적이다.

XT5는 미국 차량의 배경을 고려하듯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덕분에 XT5의 변속 반응은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감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스포츠 모드에서는 충분한 날카로움을 자랑해 만족감을 높인다. 더욱 놀라운 점은 변속 상황에서 불필요한 충격이나 부담을 전하지 않도록 하는 ‘품격’ 역시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되었다면 느끼지 못할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조합은 기대 이상의 효율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 XT5를 이끌고 자유로에서 50km 주행을 펼쳤을 때 무려 리터 당 16.2km에 이르는 뛰어난 연비를 과시하며 ‘V6 가솔린 SUV’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과시한다.

MRC가 없음에도 풍부한 XT5의 드라이빙

캐딜락 XT5는 다이내믹한 감성을 강조한 모델이 아니다. 즉 캐딜락 최고의 무기 중 하나인 ‘MRC’이 탑재되지 않았다. 그 덕에 다양한 상황에 능숙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코너를 타고 상황에서도 크로스오버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캐딜락 고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긴 스트로크의 댐퍼를 적용하여 충분한 롤링이나 차량의 움직임을 허락하는 편이지만 그 끝에는 견고하게 버티는 모습이 전해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확실히 캐딜락의 컬러를 앞세우기 때문에 기자는 시승을 하는 내내 스포츠 모드를 떠나지 않으며 그 즐거움을 제시한다.

흐름을 기다리는 캐딜락 XT5

제 아무리 홍보나 가격 경쟁력 등이 좋다고 하더라도 제품이 좋지 않다면 시장에서 인정 받거나 인기를 얻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캐딜락 XT5는 제품 경쟁력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지금의 캐딜락에게 필요한 건 차량의 제품 경쟁력 개선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캐딜락을 바라보게 만드는 흐름’이라 생각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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