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공학교실] 자율車 차선이탈방지 책임지는 전동식 조향장치 'MDPS'

2018. 5. 2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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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제작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
최근 출시된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차선이탈방지 기술이다. 차량 내 카메라 센서가 차선을 읽다가 운전자가 별도 방향지시등 조작 없이 차선을 이탈하려 하면 자동으로 조향장치를 제어해 차량이 차선 안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많은 사람이 이 같은 운전자 지원 기술을 언급할 때 차량의 눈이 되는 센서 기술과 입력된 주행환경을 판단해 명령을 내리는 머리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에만 주목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리 고가의 센서를 통해 주행환경을 세밀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정확한 명령을 내렸다고 해도 팔다리 역할을 하는 제어부가 그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이들 기술은 성립될 수 없다. 즉 차의 방향을 틀어주는 조향장치가 전동화돼 있지 않으면 차선이탈방지 기술의 구현이 불가한 것이다. 많은 운전자가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육중한 차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틀기 위한 조향장치는 상당히 예전부터 전동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동식 조향장치를 살펴보기 전에 시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온 조향장치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80년대 자동차에 최초로 적용된 조향장치는 자전거용 핸들이었다. 이후 차축이 통째로 돌아가는 피벗식 핸들이 발명됐지만 고장이 잦아 실용성이 떨어졌고, 전륜 차축만 조향되는 장치는 1890년대 말 고안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자전거 핸들 모양의 쇠막대기에 끈이 연결된 형태였다. 지금의 둥근 바퀴형 핸들이 등장한 것은 그 몇 년 후 일이다.

조향장치는 완전한 기계장치였다. 육중한 차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향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힘이 들었다. 이 때문에 트럭이나 버스 등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상용차를 모는 운전자들은 몇 시간 동안 운전한 후 몸져눕기 일쑤였다.

1950년대 조향의 동력을 엔진에서 얻어 유압으로 조작하는 파워스티어링 방식이 등장했다. 파워스티어링은 유압을 이용해 적은 힘으로도 차량을 쉽게 조향할 수 있어 많은 운전자에게 환영받았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이 너무 가벼워지자 고속으로 주행할 때 작은 충격에도 심하게 조향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기술이 '속도 감응형 유압조향장치'다. 이 장치는 말 그대로 속도에 따라 유압을 조정해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고속에서는 무겁게 반응하도록 만들어 준다. 그러나 장치가 무겁고 가격이 비싸 주로 중대형 자동차에만 장착됐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차량 내 컴퓨터라 불리는 ECU 기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유압이 아닌 모터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제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전동식 조향장치(MDPS)는 모터의 장착 위치에 따라 크게 C-Type, P-Type, R-Type 세 가지로 나뉘며 각각 타입의 장단점이 뚜렷해 차종별로 다른 타입의 MDPS를 장착하고 있다.

우선 모터가 스티어링 휠에 바로 연결된 컬럼에 달리는 C-Type은 구조가 단순하고 모터가 엔진룸 근처에 위치하지 않아 내구성이 놓고 공간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다만 바퀴와의 거리가 멀고 그 사이에 다양한 장치가 들어가는 만큼 최적의 응답성을 담보하기는 힘들다. 또 컬럼이 큰 힘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중대형차와 같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차량의 경우에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C-MDPS는 중형차까지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랙에 바로 연결돼 모터의 구동력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R-Type은 그만큼 효율과 출력이 우수하며 조향감 튜닝이 용이해 조향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엔진룸 근처에 모터가 위치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이 불리하고 단가가 오른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R-MDPS는 중대형 차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주로 적용된다. 모터가 컬럼과 랙 사이의 피니언에 장착되는 P-Type은 C·R-Type의 사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MDPS가 각종 운전자 지원 기술과 자율주행기술 구현에 필수적인 장치로 거듭남에 따라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MDPS 조향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2005년 C-MDPS 양산을 시작으로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2014년 P-MDPS를 LF쏘나타에 처음 양산 적용한 이래 K5와 쏘렌토, 그리고 최근 출시된 싼타페에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기아차의 스포츠 세단인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에 독자 개발한 R-MDPS를 최초 공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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