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러시아부터 한·중·일까지 '전력망 연결' 속도 내나

동해 | 구교형 기자 입력 2018. 5.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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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남북 해빙 맞아 경협 우선순위로 ‘동북아 슈퍼그리드’ 검토
ㆍLS전선, 세계 최초로 ‘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인인증 완료
ㆍNLL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필요한 해저 케이블 기술도 탄탄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몽골·러시아에서 생산한 전력을 중국·북한을 경유해 남한·일본에 공급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몽골 고비사막의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잠재량은 연간 1만5000TWh로 한·중·일 3국의 전력소비량을 합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러시아 역시 세계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이며 수력 자원도 풍부해 ‘에너지 공장’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간 남한은 전력수급 안정 차원에서 국가 간 전력망 연결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북한 리스크’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12 북·미 정상회담 추진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경협 우선순위로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검토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재계의 준비도 빨라졌다. 국내 전선업계에서는 LS전선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동북아 슈퍼그리드’ HVDC 케이블

LS전선 직원들이 15일 강원도 동해사업장에 있는 케이블 시험동에서 500㎸급 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전기를 장거리 전송하는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이 필요하다

. LS전선은 세계 최초로 HVDC 케이블에 대한 공인인증을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원배 LS전선 동해사업장 이사는 “HVDC 케이블 제작 기술은 전 세계 5개 업체가 보유 중인데 공인기관 실증을 완료한 것은 LS전선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고압의 교류전력을 변환기를 이용해 직류전력으로 변환해 송전한 뒤 다시 변환기를 통해 교류전력으로 바꿔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교류를 전송할 때보다 장치가 간단해 전력손실이 적고 전송효율도 높다. LS전선은 2016년 12월부터 북당진(충남 당진시)~고덕(경기 평택시) 구간의 HVDC 지중 케이블 공사를 수행하면서 실전 테스트도 마친 상태다. 해저 케이블보다 육상 송전선 설치가 비용이 저렴한데 향후 북한의 협조로 육로가 열릴 경우 동북아 슈퍼그리드의 경제성도 높아지게 된다.

유럽은 북해 연안 국가들이 슈퍼그리드 구축에 합의해 전유럽전력협회 주관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영국과 프랑스, 북유럽 간 전력망 연결을 마쳤고, 2050년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사막까지 이어지는 광역 전력망 구축이 목표다. 또 HVDC 케이블은 국가 간 송전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과 같이 면적이 넓은 국가 내부의 장거리 송전에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2020년 누적 시장 규모가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NLL 해상풍력단지 해저 케이블 기술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검토되면서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기술도 남북경협 필수 아이템으로 거론된다. 바다에서 육지로 전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해저에서도 원활히 유지될 수 있는 케이블 제작이 요구된다.

LS전선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케이블의 꽃’으로 불리는 해저 케이블 개발에 성공했다. 2009년에는 진도~제주 구간 해저 전력망 구축 사업을 수주해 여기에 소요되는 케이블을 공급했다. 또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와 국내 전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억원대 해저 케이블 사업 계약을 체결했고, 작년에는 싱가포르 전력청에서 620억원 상당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생산 거점은 동해사업장으로 전체 면적이 22만㎡(약 6만5000평)에 달한다. 생산라인은 총 3곳으로 산업용 특수케이블 공장과 해저 케이블 1·2공장으로 나뉜다.

총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11월 동해사업장에 해저 케이블 전문 공장을 준공한 LS전선은 한번에 100㎞ 이상의 케이블을 연속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구조물 개발에도 성공했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HVDC와 해저 케이블의 개발부터 시공까지 모두 완수한 경험이 있다”면서 “앞으로 동북아 슈퍼그리드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에도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동해 |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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