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쓰고 시집도 냈지만.. 독자 열광시킬 AI 소설가엔 '물음표'

최현미 기자 2018. 5. 15. 11: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 ‘AI 작가’의 진화, 어디까지

2016년 9분짜리 영화 시나리오

2017년 中서 세계 첫 시집 출간

딥러닝 기술 빠르게 발전하지만

정답없는 소설은 딥러닝 어려워

최근 KT가 1억 원의 상금을 내걸고 국내에서 첫 AI 소설 공모전을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AI 알고리즘 개발 역량을 보유한 개인, 스타트업 등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자 및 참가업체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주어진 양식에 맞게 소설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AI는 인간의 고유 영역인 창작에서도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AI 작가의 소설에 독자들이 열광하고, 이들의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될 날이 올 것인가.

AI가 창작 분야에 도전한 것은 이미 뉴스가 아닐 정도로 많은 시도가 이뤄져 왔다. AI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로 제작됐고, AI가 쓴 소설이 나오고, AI 시인의 시집도 출간됐다. 2016년 벤저민이라는 AI가 쓴 시나리오로 9분짜리 SF 단편영화 ‘태양샘’(Sunspring)이 만들어졌다. 이는 영화감독 오스카 샤프와 AI 연구자 로스 굿윈이 함께 만든 것으로 이들은 벤저민에 ‘스타트렉’ ‘마이너리티 리포트’ ‘X파일’ 같은 수십 편의 영화와 SF 시리즈물 시나리오를 입력해 학습시켰다고 한다. 영화는 우주정거장에서 한 여자와 두 남자가 벌이는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그해 일본을 대표하는 SF소설가 고 호시 신이치(星新一)를 기리는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AI가 쓴 작품이 예선을 통과했다. 이는 공립 하코다테(函館) 미래대학의 마쓰바라 히토시(松源仁) 교수가 주도한 프로젝트팀의 작업으로 이들은 2012년부터 AI와 인간이 함께 창작한 작품들을 응모해 왔다. 이들은 호시의 소설 1000여 편을 컴퓨터로 분석해 단어의 종류, 문장 길이, 문체 등을 학습시키고 이를 조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도록 했다.

구글은 AI가 쓴 로맨스 소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때마다 로맨스 소설 일부를 공개하고 있다. 구글은 AI에 1만2000권가량 책을 읽도록 했는데, 대부분 연애소설로 AI는 딥 러닝을 통해 창작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AI 로봇 ‘샤오빙’(小氷)이 쓴 세계 최초의 AI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출간했다. 샤오빙은 1920년 이후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100시간 동안 스스로 학습해 1만여 편의 시를 썼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AI 시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샤오빙의 경우 아직까지 일부 표현들은 AI가 쓴 시구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어색해 그 한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AI 소설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마쓰바라 교수는 “2030년이 되면 AI가 장편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장차 일본 양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아쿠타가와(芥川)상이나,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하는 것도 꿈이 아니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실제로 AI와 AI의 딥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에 AI가 창작 분야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소설가로 성장하기 위해 평생 읽어야 할 책이 AI에는 순식간에 입력될 것이며, 인류의 온갖 이야기의 패턴도 명쾌하게 분석해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I가 쓴 소설, 시나리오, 시가 나올 것이고, 또 소설, 드라마, 시나리오 창작에 AI의 역할이 엄청나게 확장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과연 AI가 위대한 소설가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사피엔스’의 저자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박사는 AI가 소설을 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어렵다’고 잘라 말하며 그 이유로 정치성을 들었다. 그는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것은 ‘정치적 행위’로 AI가 그런 정치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정치성이란 사고의 지향점, 철학, 세계관 같은 것들의 총합이다. 또 일본의 AI 소설 프로그램을 발명해 연구하고 있는 사토 사토시(佐藤理史) 나고야(名古屋)대 교수도 AI 작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딥러닝은 정확한 답이 있는 분야에선 무서운 속도로 능력을 발휘하지만, 소설은 딥러닝이 어렵다. 소설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최현미 기자 chm@

[문화닷컴 바로가기|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