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병역 피하려 미국 시민권 취득" 전 빅리그 투수, 국적 회복 소송 패소
[경향신문] ㆍ시애틀서 뛴 백차승씨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국적을 회복하게 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당초 병역을 기피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한 만큼 국적 회복을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백차승씨(38·사진)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국적 회복을 허가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백씨 패소를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씨는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의 지바 롯데 마린스 등 구단에서 투수로 활동했다.
1998년 18세의 나이로 시애틀과 입단계약을 맺은 백씨는 병무청에서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이듬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병무청은 2000년 “국외여행 허가기간이 만료됐다”며 귀국을 촉구했지만 백씨는 응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듬해인 2005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선수생활을 마친 백씨는 2016년 한국 법무부에 국적회복 허가 신청을 했지만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했던 자”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백씨가 국외여행 허가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며 “허가기간 만료 무렵부터 병역의무 이행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백씨는 “대한야구협회의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로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없어 부득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징계가 미국 시민권을 신청한 동기가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38세 이전에 국적회복을 신청했다’는 백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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