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만에 때려치운 이명희 수행 기사도 있다"

최동수 기자 입력 2018. 5. 13. 15:01 수정 2018. 5.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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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과입니까."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근무했던 A씨는 체념한 듯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자택근무자 C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나처럼 당한 근무자들이 수없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심부름 다녀올 때 자신이 말했던 길로 가지 않았다고 폭언을 해 6시간 만에 때려치운 수행기사, 폭언에 못 견뎌 3일 만에 그만둔 기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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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명희 18가지 해명에 분노하는 제보자들..더 늦기 전에 스스로 돌아보길

“그게 사과입니까.”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근무했던 A씨는 체념한 듯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지난 9일 대한항공 측에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과 폭행 등 18가지 의혹을 해명하는 입장문을 접하고 나서다.

이 이사장은 일부 폭행 사실만 인정하고 나머지 모든 의혹은 부인했다. 지난달 17일 본지의 ‘갑질’ 최초 보도 후 쏟아진 수십 건의 폭로 대부분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폭언과 욕설, 폭행이 아니라 ‘제언’과 ‘조언’이었다고도 표현했다.

이 이사장의 갑질을 취재하면서 만났던 전직 수행기사, 자택 근무자들은 ‘역시나’라는 반응이었다. 용기를 내 갑질을 폭로한 후 잠시나마 이 이사장의 반성과 사과를 기대한 스스로를 한심스러워했다. 해명을 보면서 과거 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분노하는 취재원도 있었다.

수행기사를 했던 B씨는 “청소할 때 청소기 잡는 법, 자세 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언과 욕설을 해댔다”며 “오죽했으면 A4용지에 20여가지가 되는 청소규칙을 적고 항상 휴대하고 다녔겠냐”고 말했다. 이어 “‘제언’과 ‘조언’이라 했는데 당시에는 정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했다”며 “그때 받았던 비인간적 취급을 떠올리면 지금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새로운 갑질 사례는 지금도 계속 나온다. 자택근무자 C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나처럼 당한 근무자들이 수없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심부름 다녀올 때 자신이 말했던 길로 가지 않았다고 폭언을 해 6시간 만에 때려치운 수행기사, 폭언에 못 견뎌 3일 만에 그만둔 기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무엇보다 진정한 사과다. 하지만 해명을 보니 이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 반성이 없는 한 피해자의 분노는 커질 뿐이다. 폭로가 계속될 수록 조 회장 일가를 향한 사정 당국의 칼날도 바짝 날이 설 수밖에 없다.

조 회장은 선친이자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물려준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고객에 대한 ‘신뢰’와 ‘겸손’을 꼽았다.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기 전에 그 유산을 곱씹어 봤으면 한다.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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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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