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김경수에 2700만원 후원한 정황 포착됐다

김형원 기자 2018. 5. 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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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일당, 김경수에 2700만원 후원금 낸 정황
보좌관에도 “민원편의 봐달라”며 500만원 건네
김경수 “드루킹 7~8차례 만났던 걸로 기억”
댓글 조작 관련성은 전면 부인

‘드루킹’ 김동원(49)씨가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에게 2700만원의 후원금을 낸 정황이 9일 포착됐다. 경공모 핵심인사 닉네임 ‘초뽀’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이동식메모리(USB)에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파일들이 발견된 것이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파일명은 ‘김경수 의원 후원 안내’ ‘김경수 의원 정치후원금 명단’ 등이다. ‘김경수 의원 후원 안내’ 문서파일에는 김 후보 후원 계좌번호, 예금주, 후원금 한도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정치후원금을 내고, 세액공제도 받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조선DB

‘김경수 의원 정치후원금 명단’ 엑셀파일은 보다 구체적이다. 여기에는 2016년 11월, 경공모 회원 200여명이 김 후보에게 집단적으로 정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내역이 정리되어 있다. 파일에 드러난 후원금만 2700여만원.

경찰은 이들 대부분이 각자 5만~10만원 정도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후원한 것인지, 아니면 ‘모금’한 건지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에 대한 계좌·통신 조회 압수 수색 영장은 기각된 바 있다.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김 후보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경수에 후원금 수령 여부 추궁 못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한 차례 출석했다. 소환조사 당시 “드루킹 일당 2700여만원 후원 사실을 추궁했느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실제 관련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USB 내용을 추출하는 과정이어서 김 후보에게 후원금 수령 사실을 물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드루킹 사건’ 수사개시 92째인 이날까지도 ‘핵심증거’인 김 후보 휴대전화·계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김 후보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2016년 6월쯤 국회 의원회관에 김씨가 먼저 찾아와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7~8차례 지속적으로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자신이 이끄는 ‘경공모’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드루킹 김씨가 이른바 ‘선플(선한 댓글 달기)’활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은 2016년 9월이라고 김 후보는 진술했다. 이로부터 두 달 뒤 드루킹 일당은 ‘김경수 후원금 모금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후보는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다음에서 자발적으로 선플 활동한 것으로 안다”며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이용,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것은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이후 “드루킹을 모른다는 입장인데 댓글 보고는 왜 받았나”는 취재진 질문에 김 후보는 “모른다고 얘기한 적 없다. 드루킹과 관련해서는 ‘모른다’는 질문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드루킹 일당 “민원 편의 봐달라” 김 후보 보좌관에도 돈 줬다
김경수 후보 보좌관 한주형(49)씨도 드루킹 일당에게 현금 500만원을 받았다. 양쪽이 모두 금전거래 사실을 인정했다.

김경수 후보 보좌관 한주형(49)씨.

경찰에 따르면 금전거래가 이뤄진 것은 대선 이후인 지난해 9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 참치 음식점에서다. 드루킹을 포함한 일당 3명은 이 자리에서 흰 봉투에 500만원을 넣어 한씨에게 건넸다. 현금뿐만 아니라 전자담배 기계가 든 상자도 빨간색 손가방(파우치)에 넣어서 전달했다고 한다.

이날 참치 음식점에는 김경수 후보가 배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금전거래에 관여한 드루킹 일당들은 공통적으로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 등 민원 편의를 기대해 한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우연한 계기’로 드루킹 일당에게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아내에게 “얼마 있으면 어떤 월급이 입금될 테니 알고 있으라”는 취지로 보낼 문자가 ‘실수’로 드루킹에게 전송됐다는 것이다. ‘잘못 전송된’ 문자메시지를 받아본 드루킹은 측근에게 “500만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보좌관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김 의원 보좌관으로서 민원편의를 봐달라는 목적으로 (내게) 돈을 줬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가성’을 바라고 건넨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한씨는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 날(3월 26일)에야 이 돈을 갚았다. 돈을 건네받은 뒤 한씨가 인사청탁을 위해 노력했는지 부분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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