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통행료 인하의 역설..공공성 강화 명분 재정부담은 과제
정부 재정 부담은 고민.."타개책 함께 고민해야"
[편집자주] 정의를 바로 세우고 특권과 반칙이 통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다짐 아래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오는 5월 10일로 1년을 맞는다. 촛불혁명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 1년은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가 숨가쁘게 답안을 제시해온 시기였다. 뉴스1은 문재인 정부 1년을 맞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성과와 한계를 짚고자 한다. '한반도 평화의 길',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 등을 목표로 했던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성취했는지 지난 1년을 꼼꼼히 따져봤다.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교통분야 성과로는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를 꼽을 수 있다.
'동일서비스-동일요금'을 목표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재정도로 수준으로 처음 인하하고 차량 이동이 몰리는 명절에는 통행료를 면제해 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더 나아가 민자사업로 추진되던 고속도로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이용객의 부담을 줄이고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재정부담도 커지는 만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타개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처음 인하'…"국민부담 경감"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통행료 인하가 잇따라 단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당시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고속도로 공공성 강화' 공약 실천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29일부터 서울외곽순환 북부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통행료를 최대 33% 인하했다. 최장거리인 일산-퇴계원 구간의 경우 4800원이던 1종 승용차의 통행료가 3200원으로 내렸다. 재정구간인 남부구간 통행요금 대비 1.7배에서 1.1배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출퇴근 승용차의 경우 연간 최대 75만원의 교통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민자도로 요금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북부구간 통행료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남부구간에 비해 비싸 지역주민들의 인하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통행료 인하는 민자고속도로 법인의 관리 운영기간을 기존 3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사업재구조화를 통해 이뤄졌다.
국토부는 이어 지난달 16일 서울~춘천과 수원~광명 구간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동시에 인하했다.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최장거리 기준, 61.4㎞)는 승용차(1종 차량)의 경우 6800원에서 5700원으로 1100원(16.2%) 낮아졌다.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최장거리 기준, 27.4㎞)도 승용차(1종 차량)의 경우 2900원에서 2600원으로 300원 인하(10.3%)됐다. 매일 출퇴근하는 승용차의 경우 연간 각각 52만원, 14만원의 통행료를 절감할 수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추석과 설 명절 전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의 통행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추석 기간 고속도로 통행량은 전년보다 14% 늘었고 총 677억원의 통행료가 감면됐다. 설에도 교통량은 전년 대비 12.1% 늘었고 통행료 면제액은 57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상반기 중에 민자고속도로 전반에 대한 통행료 인하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와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하가 연내 계획 중이다.

◇민자고속도로 건설 국책사업 전환…공공성 강화
정부는 더 나아가 국민 부담 경감, 고속도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민자 고속도로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공공건설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던 '서울~세종 고속도로' 공사를 도로공사가 시행하는 방식의 국책사업으로 전환했다. 연장 131.6㎞(6차로)의 간선도로망으로 총사업비는 토지보상비(약 1조3200억원)를 포함해 7조55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이전 정부는 지난 2015년 이 사업을 민자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민자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비싸고 공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자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속도로 공공성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자 공약 이행을 위해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인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국책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업비의 90%는 도로공사 재정으로 부담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존 민자사업 방식과 마찬가지로 공사비 10%와 토지보상비만 부담한다.
민간사업자 선정 절차가 사라지면서 착공일과 준공일이 앞당겨졌다. 기존 계획보다 1년 6개월 빠른 2024년 6월 조기 개통한다는 방침이다. 통행료도 인하될 전망이다. 민자사업으로 건설했을 경우 요금은 9250원(전 구간 기준)으로 예상 되지만 도로공사가 추진하면 7710원으로 낮아진다. 연 평균 592억원의 통행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성 강화에 따른 정부 재정부담은 고민…"타개책 마련해야"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와 면제, 공공건설 확대 등 모두 당장에 국민 부담이 줄어들고 공공성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국민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정부 몫이 되고 결국은 또다른 세금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타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면 총사업비에서 토지보상비와 정부 지원비를 제외한 5조6000여억원을 도로공사가 부담하게 된다. 현재 27조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도로공사의 사정을 감안하면 재정건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의 경우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와 민자고속도로가 모두 포함된다. 이 중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분은 정부가 충당해 보전해줘야 한다. 고속도로 이용객의 통행료 보전을 전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재정도로의 통행료 면제분은 또 도로공사가 짊어져야 하는데 건설 국책사업 부담 등과 겹쳐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속도로의 통행료 감면 등 공공성 강화 정책은 당장에 국민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차원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다"며 "하지만 후에 도로공사 부채 등 정부의 재정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타개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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