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우라 했다" 일 터진 후에도 조직적 증거 인멸
[뉴스데스크] ◀ 앵커 ▶
직원들에게 이런 일을 시킨 것도 놀라운데 더 큰 문제는 대한항공 측이 이를 숨기기 위해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겁니다.
증거를 다 없애라는 지시를 받은 직원들이 당혹스러워하며 대화를 나누는 녹취 파일도 입수됐습니다.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이 조 회장 일가의 밀수 의혹으로 번져나가던 지난달 26일.
한 대한항공 해외지점 관계사 직원들이 나눈 대화입니다.
"형은 지점장한테 받은 거야 지시를? 증거인멸 하라고?"
"우리 00에 00차장님이라고 다 지워버렸어."
지시를 받고 지운 건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 측에서 요구했던 물품 목록들입니다.
"조현아 이런 내용이죠? 조현민 물건 내역."
"그렇지, 인천(공항) 담당자한테 간 메일이 있어요. 그거 다 지워버리라고."
삭제를 지시한 건 대한항공 본사, 당시 파견을 나온 운항총괄 매니저였다고 말합니다.
"OOO? 부장이 시킨 게 아니고? kti(운항총괄 매니저의 약어)가 시킨 거야?"
"응"
녹취 내용이 사실이라면 관세청과 경찰, 공정위와 국토부까지 나선 서슬 퍼런 상황에서 대한항공 측이 관계사 직원들에게까지 버젓이 밀수 자료를 없애버리라고 한 겁니다.
증거 인멸은 구속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 이를 지시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에 해당되고 지시를 이행했다면 증거인멸죄가 적용됩니다.
총수 일가가 이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밝혀야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증거가 사라지고 있을 거란 겁니다.
[윤용근/변호사] "사실 컴퓨터 본체를 바꾸게 되면 삭제한 파일을 복구하는 게 불가능해 집니다. 신속하게 수사기관에서 증거를 빨리 확보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어제 조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관세청은 "자택 내에서 비밀공간 세 곳을 발견했지만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추적 중인 물건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남재현 기자 (now@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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