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번호이동 최저 수준..'고객 뺏기'보다 '고객 지키기' 나선 이통 3사
올해 4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최저 수준인 43만명대로 떨어졌다. 2017년 월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58만명인 것을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셈이다.

이는 정부의 휴대폰 불법 판매 장려금 단속이 심해진 데다 자급제 휴대폰 시장이 커지면서 통신사들이 타사 고객을 빼앗아 오기 보다는 ‘‘고객 지키기’에 집중한 결과로 보인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자료를 보면 2018년 4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43만8448명을 기록했다. 2018년 2월 기록한 역대 최저 39만761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50만947명을 기록한 2018년 3월보다 12.5% 줄었다. 올 3월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출시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조금 늘었다.
반면 기기변경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월 자료를 보면 2018년 3월 기기변경 사용자수는 105만9030명이다. 같은 달 번호이동 가입자 수(50만947명)보다 2배 많다. 2018년 1월에는 88만2244명, 2018년 2월에는 75만5988명을 기록했다. 2018년 4월은 약 115만명의 기기변경 가입자 수가 예상된다.
이동통신 업계는 번호이동 시장이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이동통신사가 거두는 통신비 수익이 줄고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2017년 9월 선택약정할인이 기존 20%에서 25%로 늘어나면서 이동통신사를 바꾸지 않고 스마트폰 기기만 바꾸는 기기변경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장려금이 크지 않은 시장에서 굳이 이동통신사를 바꿔 번호변경 같은 귀찮은 절차를 거쳐야 할 이유가 없어져서다.
기존 번호이동 시 지원해주던 판매 장려금은 2017년 60만~70만원대에서 2018년 3월 기준 25만~30만원대로 확 줄었다. 선택약정할인 증가로 매출 감소에 부담을 느낀 이동통신 3사가 판매 장려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번호이동을 하려면 기존 이동통신사에 남은 기계값이나 약정 해지금을 내야 하는데, 해당 비용을 충당해주던 판매 장려금이 없어져 번호이동 메리트가 더욱 없어졌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2년 약정으로 구매한 고객이 1년 만에 해약을 할 경우 약 50만원 어치의 기계 값을 내야 한다.
기존 판매 장려금이 높았을 땐 번호이동 시 판매점이나 대리점에서 최대 7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즉 번호이동 전의 이동통신사에 50만원 어치의 기계 값을 내고도 20만원이 남았던 셈이다.
하지만 판매 장려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들면서 이와 같은 충당금이 줄게 돼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하는 귀찮은 절차까지 진행할 고객이 줄어 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월 자료를 보면 선택약정할인 25% 가입자 수는 3월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2018년 연말에는 약 2400만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가입자가 1년 간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규모는 상향 전보다 약 1조3200억원 늘어난 약 2조8100억원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동통신 3사의 이익이 그만큼 감소하는 셈이다.
줄어드는 이익 때문에 이동통신 3사들은 기존 휴대폰 판매점이나 대리점에 지원하던 판매 장려금을 더욱 줄일 수밖에 없다. 또 정부 측에서 불법 판매 장려금 단절에 나서고 있어 번호이동 시장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또 최근 자급제 휴대폰이나 일부 알뜰폰 업체가 상승세를 보여 이동통신 3사는 번호이동은커녕 기존 고객 지키기에 바쁘다.
GS편의점에서 1월 판매를 시작한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은 가격 장점을 내세워 3개월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GS25 요금제2’의 경우 데이터 5GB와 음성 200분의 요금이 1만5000원에 불과하다. 죽어가는 알뜰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자급제 휴대폰의 판매도 호조세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초로 갤럭시S9을 3월 자급제 휴대폰으로 내놓았다.
이동통신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자급제용 갤럭시S9은 갤럭시S9 전체 판매량 중 3~5% 수준인 10만6000여대가 팔렸다. 기존 자급제 휴대폰 시장에서 아무리 잘 나가도 1만대도 팔리지 않던 과거와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한때 자급제용 갤럭시S9의 판매량이 전체 갤럭시S9 판매량의 10%를 차지한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잘 팔렸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G7 씽큐’의 자급제 판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에 자급제 휴대폰 시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자급제 휴대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가 아닌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서 직접 파는 휴대전화를 말한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알뜰폰 같은 저렴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골라 가입하면 된다. 약정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 3사는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멤버십 포인트 개편이나 기존 고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기존 고객 혜택 강화 전략에 나섰다. 판매 장려금을 대폭 풀어 고객들을 불러 모으던 예전과는 달라진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 골프’ 같은 자사 가입자 특화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고 KT나 SK텔레콤도 자사 멤버십 혜택을 늘리며 기존 고객 지키기에 힘 쓰는 모양새다.
이동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알뜰폰이 잘 팔리거나 자급제 휴대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타사 고객보다는 기존 고객부터 지키자는 마인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아마 당분간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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