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평화협정 맺으면 주한미군 철수?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가…]
[하태경/바른미래당 최고위원 : 대통령이 오해를 자초하지 않기 위해 미군 철수 발언한 문정인 특보 즉각 해임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 팩트체크 >, 오늘(2일)은 두 가지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의 발언입니다.
오대영 기자, 야권에서는 파면을 요구했죠?
[기자]
네, 문 특보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거론했다'라는 이유입니다.
[앵커]
실제 그런 발언이 있었습니까?
[기자]
있기는 있었습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시간입니다.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에 문 특보의 기고문이 실렸는데요.
제목은 '한반도 평화의 진정한 길'입니다.
정상회담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적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끝부분에 "평화협정에 서명을 하면 주한미군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후, 한국에서의 계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평화협정이 이뤄진 뒤에도 미군이 지금처럼 주둔을 이어간다면 명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앵커]
이것을 두고, '미군 주둔이 어렵다', '미군은 철수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지금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거죠?
[기자]
이어지는 문장도 함께 보겠습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에 보수층의 강한 반대가 있을 것이고, 이 반대가 문 대통령에게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을 다 보면, 완전한 비핵화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얘기가 나오게 되는데 보수진영에서는 이것을 반대할 것이기때문에 청와대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문 특보가 직접적으로 철수를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평화협정을 맺으면 미군이 철수를 해야합니까? 이런 얘기들이 오늘 온라인에서 많이 떠돌았잖아요.
[기자]
소셜미디어에 많이 퍼졌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미군이 현재 2만 8500명 정도 규모로 추산이 됩니다.
이들의 소속은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로 나뉩니다.
이 둘을 구분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유엔사입니다.
평화협정을 맺어도 곧바로 해체하거나 철수할 수 없습니다.
유엔사는 '안보리 결의 84호'를 근거로 195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을 무효로 하는 새 결의나 그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유엔사가 현재 '정전협정' 관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전협정이 없어진다고 곧바로 유엔사도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정전협정에 서명 당사자로서의 임무가 해소됐지만 유엔사령부(UNC) 본부 자체가 여러 일들을 동북아에서 하고 있잖아요. UNC 자체가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앵커]
유엔사는 그렇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한미연합사령부'는 어떻습니까?
[기자]
연합사는 유엔사와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1978년 만들어졌는데요.
한국과 미국 사이의 조약입니다.
정전협정과 별개이기 때문에 평화협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정경영/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한 한·미 양국 간의 관계이지, (북한과의)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해서 주한미군 철수가 논의된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고요.]
[앵커]
그러면 앞으로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기자]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 폐기문제와 맞물려서, 미군의 규모라든가 역할이 이런 것들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문제가 향후에 한·미 양국 뿐 아니라 유엔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의 안보상황과 맞물려있기때문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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