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의 품격..싸우다가도 "트럼프 외교 잘했다" 한목소리(종합)

방성훈 2018. 5. 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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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원 공화·민주, '트럼프 비핵화 노력 지지' 초당적 결의안 발의
韓의회는 홍준표發 '발목잡기' 대비
[이데일리 이준기 뉴욕 특파원·방성훈 기자]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나온 직후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 털시 개버드 의원(하와이)과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공화당 테드 요호 의원(플로리다)은 ‘한반도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노력을 지지한다’는 제목의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의 여야 정치권의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불법체류청소년추방유예프로그램(다카·DACA) 폐지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문제 등 이민법을 놓고 올해 1월에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연방예산 처리시한을 넘기게 됐고,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정지)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했다. ‘신냉전 종식 및 세계평화 구축’이라는 대의(大意) 앞에서만큼은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1일(현지시간) 개버드 의원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결의안에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보장하는 외교적 협상 노력을 지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역내 지도자들을 향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적으로 개입하고 군사력 사용에 앞서 모든 비군사적 정책 도구를 소진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무기와 화학·생물학·방사능 무기 프로그램과 이들 무기의 운반을 위한 프로그램을 모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게 폐기’할 때까지 경제적·외교적 대북 압박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결의안은 과거 4차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데 부족했다는 점, 과거 한국전쟁에서의 막대한 인명 피해, 최근 미군 수뇌부가 지적한 대북 군사 옵션 사용시 예상되는 피해 규모, 중국 및 러시아의 개입 등 확전 가능성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동안에도 미국 의회에서 사안에 따라 여야가 함께 결의안을 내놓곤 했다. 지난해 3월 중국의 노골적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보복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하원에서 발의됐다. 같은 해 7월엔 ‘북한·이란·러시아 통합제재 법안’이 압도적인 지지로 의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당은 이민정책, 총기규제, 오바마케어 폐지, 감세안 등 각종 정책에서 대립각을 세웠지만, 의회의 모든 사안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의회 민주주의의 ‘품격’이 살아있는 셈이다.

한반도 비핵화 당사국인 한국 의회는 딴판이다. 한국에선 보수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특히 이른바 ‘판문점 선언’을 두고 “주사파 간 합의”라며 국회 비준을 거부하는 등 ‘발목잡기’에 나서면서 여야가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합의는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했다. 그 뒤엔 북한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들의 이면 합의가 자리하고 있다”며 ‘위장평화쇼’라고 주장했다. 신냉전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전 세계적인 극찬에도 홍 대표는 “지난 2005년 9·19 성명과 2007년 10·4 공동선언만도 못하다. 북한의 입장만 대변한 정상회담 결과”라고 깎아내렸다.

여당은 물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다른 야당들도 홍 대표의 수위 높은 비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일 라디오 방송에서 홍 대표를 ‘친일파’에 빗대었고, 같은당 이종철 부대변인도 “국민들,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 있어 제1야당 대표가 아닌 ‘한숨 유발자’”라고 지적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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