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 석면 해체·제거 왜 엉망인가 했더니..공사업체 절반이 '함량미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석면해체·제거작업 안전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 겨울방학 기간 학교 석면해체를 한 1227개 업체 가운데 D등급이 203곳(16.5%)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등록된 석면해체·제거업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안전성을 평가한다. D등급은 S∼D 5단계로 구분된 평가 등급 가운데 최하위다.

아예 평가 결과가 없는 미평가 업체도 380곳(31.0%)이나 됐다. 미평가 업체는 석면해체업자로 등록한 지 1년이 안 됐거나 최근 1년간 실적이 없어 작업능력을 검증하기 힘든 경우다. ‘엉터리 학교 석면 공사’ 뒤에는 함량미달 업체가 있었던 것이다. 가장 높은 S등급 업체는 37곳(3.0%)에 지나지 않았다.
환경부와 고용부는 지난 2월 겨울방학 중 석면 해체 과정에서 81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한 바 있다. 당시 적발된 69개 업체 중에서도 D등급과 미평가 업체가 37곳(53.6%)으로 절반을 넘었다.
학교 석면공사는 지난해 여름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석면 철거가 끝난 학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부실 공사 문제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몇달 뒤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그럼에도 자격이 부족한 업체가 학교 석면공사를 맡았던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높은 등급의 석면업체가 몇 개 없고, 최하위 등급을 받더라도 공사를 수주하는 데 아무 걸림돌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고용부에 등록된 석면해체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15개소다. S등급 업체는 87곳(2.8%)뿐이고, A∼C등급은 1178곳(37.8%)이다. C등급까지 합쳐도 반을 넘지 못한다. 나머지는 D등급(367곳·11.8%)이거나 미평가(1483곳·47.5%) 업체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급적 D등급이나 미평가 업체를 피하도록 교육부에 의견을 주지만, 방학기간 공사가 몰리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학교 석면 철거는 업체 등급과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임의로 등급에 따라 제한을 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국 부실 업체를 걸러낼 근거조항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이런 업체가 학교 공사를 떠맡는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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