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팔로어 100만명 중 印尼 국적이 64만명.. 한국 스타트업 맞아?
국적 수상한 '셀레브' 팔로어
한국 팔로어는 16만 명뿐, 인스타그램서 사진·글 퍼와 한국인으로 위장할수도
팔로어 쇼핑 직접 해보니
한국인 70원, 외국인 20원, 네이버 해킹 ID는 개당 800원
댓글·공감 수 등 제한했지만 댓글 부대 활동 못 막아

#1.'드루킹' 김동원(49)씨 일당은 네이버 아이디(ID) 614개를 돌려쓰며 댓글을 조작했다.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댓글에 공감 클릭을 반복했다. 공감 수 4만이 넘은 해당 댓글은 '베스트 댓글'로 윗자리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대책으로 지난 25일부터 ID 하나로 같은 기사에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를 하루 최대 20개에서 3개로 낮췄다. 변경 전에는 하루에 쓸 수 있는 댓글 20개를 한 기사에 모두 달 수 있었다. 댓글 개수와 '공감' 표시를 제한했지만 댓글 부대 가능성은 그대로다. 네이버 ID 판매업자는 "해킹 ID는 개당 800원"이라며 "개수 제한 없이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도 80만원이면 네이버 ID 1000개로 댓글을 달 수 있다.
#2. 지난 21일 폭언과 여직원의 룸살롱 회식 강요 등 갑질 논란으로 대표 임상훈(34)씨가 사임한 스타트업 '셀레브(sellev)'. 팔로어가 100만명 넘는 대박 페이지로 통하지만, 팔로어 국적이 수상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팔로어 109만명 중 약 80%가 인도네시아(64만명), 필리핀(23만명) 국적이다. 한국 팔로어는 16만명. 수치로만 보면 한국이 아니라 '동남아'에서 인기 있는 페이지다. 팔로어 구매 의심에 대해 셀레브는 "아시아권 진출을 목표로 오픈 초기에 동남아 지역 타깃 광고를 했고 콘텐츠 반응이 좋아 팔로어가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지만, 셀레브 주요 콘텐츠는 대부분 국내 유명인 인터뷰 영상이고 외국인 팔로어 실제 활동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책을 주로 소개하는 '열정에 기름 붓기' 페이지 팔로어 63만명은 한국(60만명), 미국(1만명), 호주(4000명) 순이었다.
팔로어 250명 늘리는 데 5시간, 4만원
소셜미디어 팔로어 조작업체 A를 직접 이용해봤다. 여러 업체 '조작' 상품을 비교한 뒤, '한국인 팔로어 250명'(3만9800원)을 주문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한 명당 160원꼴. 1000건 넘는 이용 후기 대부분 '만족한다'고 적혀 있었다. 통신판매업 신고를 마친 '정식' 쇼핑몰이어서 사기당할 가능성도 적다고 생각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업체라고 소개한 A는 "24시간 안에 팔로어 숫자를 확실히 늘려준다"고 했다. 오후 2시쯤 주문했더니 오후 10시쯤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의미 없는 사진 2장, 기존 팔로어 5명뿐인 기자의 깡통 계정을 팔로잉했다는 알림이 1분 간격으로 쉴 새 없이 날아왔다. 다음 날 오전 3시쯤 작업이 끝났는데 약속보다 많은 261명으로 인심도 후했다. 업체는 "언팔로우(팔로우를 끊는 행위)에 대비해 약속보다 많은 숫자를 팔로우시켰고, 한 달 사이 5% 넘게 숫자가 줄면 AS로 다시 채워준다"고 말했다.
업체가 채워준 팔로어는 상품 설명대로 모두 한국인을 가장했다. 다른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사진과 글을 마구잡이로 짜깁기한 계정이었지만 전체 팔로어 목록만 보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었다. 하룻밤 사이 늘어난 팔로어를 보고 잠시나마 인플루언서(influencer·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를 꿈꾸기도 했다. 한 번 더 주문해볼까 하는 유혹마저 들 지경이었다.
맞춤형 조작, 안 되는 곳 없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 "맛집 소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데 팔로어를 빨리 늘리고 싶다"고 업체에 연락하니 '한국인 팔로어 1명당 70원, 유령 한국인 30원, 외국인 20원.' 가격표가 바로 날아왔다. 업체는 "동남아 외국인 팔로어로 채우면 값은 싸지만 의심을 받으니 차라리 한국인 유령 팔로어를 추천한다"며 현재 팔로어 20만명인 맛집 소개 페이지 주소를 '성공 사례'로 보내왔다. "이 중 15만명은 유령 팔로어로 '작업'한 곳"이라며 "대부분 페이지는 이런 식으로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끼리 경쟁도 치열하다. '수년간 쌓은 노하우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감시를 피해서 '좋아요', 댓글 숫자로 딱 맞춰 올려준다'는 곳, '매크로 쓰는 곳과 달리 실제 계정을 이용해 '품앗이' 형태로 자연스럽게 작업한다'는 곳,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뿐만 아니라 텀블러, 사운드 클라우드, 비메오 등 모두 조작 가능하다'는 곳 등 업체마다 내세우는 경쟁력도 달랐다.
온라인 음악 플랫폼 '사운드 클라우드' 재생(play) 횟수도 조작하는데 가격은 1만번에 5000원. 작곡가 장모(28)씨는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재생 숫자가 높으면 실력 있는 신인 뮤지션으로 통한다"며 "가짜로 재생 숫자를 올려놓고 음반 작업 기회를 찾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가짜 팔로어로 광고까지 따내

지난해 미국 마케팅 회사 '미디어킥스'는 조작으로 만든 가짜가 어디까지 통하는지 실험했다. 인스타그램에 패션모델과 여행가 계정 2개를 만들어 가짜 팔로어를 꾸준히 구매했다. 팔로어가 1만명을 넘자 광고 제안이 들어왔고, 광고주들에게는 인플루언서라고 홍보했다. 가짜 계정은 3개월 만에 수영복, 식음료 등 각각 2개씩 광고를 따냈다. 한국PR학회 총무이사 홍문기 한세대 교수는 "가짜 팔로어로 이익을 챙기는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 기본 질서를 훼손하고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작은 '클릭 팜(click farm)'으로 불리는 곳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태국에서 적발된 클릭 팜은 스마트폰 500여 대, 유심카드 40만 개로 운영됐다. 태국까지 넘어온 중국인 3명은 이곳에서 특정 중국 상품을 띄우기 위해 광고 게시글을 반복해서 공유하고 '좋아요'를 눌렀다.
조창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현재 포털과 소셜미디어는 가짜 계정이 판치면서 신뢰를 잃고 있다"며 "'실제 사용자(active user)'와 가짜를 더 적극적으로 가려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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