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경유차 배출가스 등급 12년 된 휘발유차보다 낮다
미세먼지 배출량 고려한 차량 유종·연식 따라 부여해
휘발유차는 1등급도 가능·경유차는 최대 3등급 못넘어
[한겨레]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치 대비 측정 성적에 따라 부여되던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이 미세먼지 배출량을 고려한 차량의 유종과 연식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해도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경유차에는 최신 배출가스 저감기술이 적용된 새 차라도 2006년식 휘발유·가스 자동차보다 낮은 등급이 부여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의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산정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25일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바뀐 규정에 따라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와 수소차에는 1등급, 하이브리드차에는 1~3등급이 부여된다. 사용 연료에 따라 휘발유·가스차에는 최저 5등급에서 최고 1등급까지 부여되는 반면 경유차는 최고 등급도 3등급을 넘을 수 없게 됐다. 같은 유종에서 등급 차이는 차량 연식으로 결정된다. 제작 시점에 따라 다른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된 점을 고려한 것이다.

환경부가 이렇게 배출가스 등급 산정 방식을 바꾼 것은 기존 방식에서는 차량 배출허용기준이 꾸준히 강화된 데 따른 배출량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배출가스 기준이 느슨하던 과거에 제작된 차량은 최근 제작되는 차량에 비해 대기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한다. 하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치 대비 측정치를 기준으로 삼다보니 이런 차량들이 강화된 배출 기준치를 적용받아 제작된 차량보다 더 우수한 배출가스 등급을 받기도 한다. 실제 2002년 7월 인증된 경유차는 탄화수소와 2차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1㎞에 0.250g 배출해도 3등급이지만, 2014년 생산된 경유차는 두 대기오염물질을 1㎞에 0.174g 밖에 배출하지 않아도 5등급이다. 25일부터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절대치가 더 적은 2014년식 경유차가 3등급, 2002년식 경유차는 5등급으로 역전된다.
새롭게 부여되는 차량 배출가스 등급은 차량의 보닛이나 엔진 후드 등에 부착돼 있는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에 찍혀 있는 배출허용기준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환경부가 이산화탄소를 제외한 대기오염물질만을 기준으로 배출가스 등급을 부여하는 직접적 이유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지자체들의 차량운행 제한 조처 시행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1월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친환경등급제 시행 계획을 밝히고 환경부에 이를 위한 배출가스 등급 규정 변경을 요청해왔다.
이형섭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이번 등급산정 규정 개정이 곧바로 운행 제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자체가 도심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통 수요를 통제하려 할 경우 그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출가스 등급 표지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어 지자체가 운행 제한 조처를 시행하면서 위반 차량을 단속하려면 차량을 세운 뒤 보닛을 열어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을 확인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 단속 공무원이 운행 중인 차량의 등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배출가스 등급 표지를 차량 유리에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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