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화 작가의 한국의 야생화 기행 | 깽깽이풀] '깽깽이풀'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글 월간산 박정원 편집장 2018. 4. 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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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4월에 꽃은 예쁘기 그지없는데 깽깽이풀이란 이름을 가진 야생화가 유독 돋보인다.

그런데 웬 깽깽이풀인가? 꽃과 이름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데. 이 풀의 영어 이름은 또 'Golden thread' 또는 'Chinese Twinleaf'이다.

깽깽이풀의 이름 유래는 몇 가지 설이 있다.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은 일제 강점기때 <조선식물향명집> 에 최초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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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說 전하지만 아직 정설 없어.. 뿌리는 비싸고 약재로 써

초봄 4월에 꽃은 예쁘기 그지없는데 깽깽이풀이란 이름을 가진 야생화가 유독 돋보인다. 키(약 20cm)는 크지 않으면서 하얗고 연보라색 꽃을 피워 눈길을 잡는다. 개체수도 많지 않아 멸종위기종 2급이다. 그런데 웬 깽깽이풀인가? 꽃과 이름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데…. 이 풀의 영어 이름은 또 ‘Golden thread’ 또는 ‘Chinese Twinleaf’이다. 이 또한 무슨 관련인가?

[월간산]문순화 사진작가가 주왕산 깊은 골짜기에서 1985년 4월 초순경 찍은 깽깽이풀의 모습.

깽깽이풀의 이름 유래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이른 봄 사람들이 모내기로 한창 바쁠 때 한가롭게 한복을 차려입은 한량처럼 깽깽이를 켜고 놀자고 유혹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이다. 둘째, 깽깽이풀에는 환각성분이 있어 강아지가 뜯어먹고 다리를 절름거리며 깽깽거린다고 해서 명명됐다는 설도 있다. 셋째, 원래는 강아지풀이었는데 지방사투리로 강아지를 깽깽이로 불러 유래했다는 설까지 있다. 하지만 이 이름이 모두 아닐 가능성이 높다.

깽깽이풀은 본격 농번기가 아닌 4월 초순경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한량 같은 꽃이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라 개체수가 지극히 적은 멸종위기종이다. 마찬가지로 산중턱 아래에 드물게 서식하기 때문에 개가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흔치도 않다. 또한 깽깽이풀과 다른 원래 강아지풀이라는 식물이 있다.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은 일제 강점기때 <조선식물향명집>에 최초 기록됐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식물은 계속 서식하고 있었을 테니까. 특히 깽깽이풀의 뿌리는 한방에서 매우 약효가 높고 비싼 약재였다고 전한다. 혹시 중국 이름을 보면 유추할 수 있을까. 중국명은 ‘鮮黃蓮xian huang lian’. 고운 황색을 띤 연꽃 또는 조선의 황연이라는 의미다. 이 또한 무슨 관련이 있는가. 여기서 관련성을 찾아보면 깽깽이풀 꽃의 활짝 핀 모양이 마치 작은 연꽃 같아 보이고, 뿌리는 노랗고 잎 모양 또한 연잎 같아서 황련이라 부른다. 깽깽이풀의 다른 이름이 깡이풀, 천황련, 모황련, 토황련, 황련, 조황련 등이다. <조선왕조실록>이나 <동의보감> 등에 황련이라는 기록이 나온다. 하지만 깽깽이풀과는 그리 관련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명으로 관련성을 한번 살펴보자. 학명은 ‘Jeffersonia dubia (Maxim.) Benth. & Hook. f. ex Baker & S. Moore’. 실제 미국 초대 대통령 제퍼슨을 기념하기 위해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종소명 ‘dubia’는 잎이 반으로 접혀져 올라오는 모양을 일컫는다. 학명도 우리 깽깽이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하다. 도대체 어디서 유래했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확한 유래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뿌리인 지하경을 약재로 쓰는데 그 맛이 매우 쓰다고 한다. 먹을 때 입에서 ‘깽깽’이라고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여서 깽깽이풀이라 이름 지었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꽃말은 ‘안심하세요’. 신음소리를 낼 정도로 쓴맛이지만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말인지….

야생화도감에 소개된 깽깽이풀은 다음과 같다.

‘4~5월에 밑동에서 잎보다 먼저 1~2개의 꽃줄기가 나오고, 그 끝에 자줏빛을 띤 붉은 꽃이 1송이씩 핀다. 깽이풀이라고도 하며, 뿌리가 노란색이어서 황련·조선황련이라고 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중턱 아래의 골짜기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약 25cm. 원줄기가 없고 뿌리줄기는 짧고 옆으로 자라며 잔뿌리가 달린다. 꽃잎은 6~8개, 수술은 8개, 암술은 1개이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한방에서는 9~10월에 뿌리줄기를 캐서 말린 것을 모황련이라 하여 소화불량·식욕부진·오심惡心·장염·설사· 구내염·안질 등에 처방한다. 한국(경기도·강원도·평안북도·함경남도· 함경북도)·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학명

  Jeffersonia dubia (Maxim.) Benth. & Hook. f. ex Baker & S. Moore

생물학적 분류

현화식물문(Magnoliophyta)

목련강(Magnoliopsida)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매자나무과(Berberidaceae)

깽깽이풀속(Jeffersonia)

문순화 생태사진가

문순화(84세) 원로 생태사진가는 2012년 13만여 장의 야생화 사진을 정부에 기증했다. 평생에 걸친 과업이라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나누고픈 마음이 나를 흔들림 없이 이끌었다”고 한다. 이 사진을 바탕으로 본지는 환경부와 문순화 선생의 도움으로 ‘한국의 야생화’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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