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국민입니다]돈 안되는 장애인 주치의..시범사업부터 '삐걱'

이연호 2018. 4.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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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참여 의사 공모 396명 지원..세종·울산 2명 불과
복지부 "아직 시범사업..홍보 강화해 나갈 것"
박능후(사진 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중증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사업이 정작 의사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어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아직 시범사업도 실시하지 않은 단계지만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해결해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달 16일까지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시범사업 참여 의사 모집에 전국에서 396명의 의사들이 지원했다. 이마저도 지난 1월 12일부터 2월 13일까지 모집했으나 참여 의사수가 적어 한 달여간 재공모한 결과다. 지원 의사 396명 중 228명은 수도권이며 울산시와 세종시는 단지 2명씩만 지원했을 정도로 지역적 편차도 심하다.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제도는 전국 약 254만6000명의 등록장애인 중 약 97만9000명(2017년 기준)의 중증장애인(1~3급)을 대상으로 한다.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시행된 ‘장애인건강권법’ 제 16조(장애인 건강 주치의)에 따라 중증장애인이 자신의 건강관리의사를 선택하고 그 의사로부터 만성질환 또는 장애 관리 등 자신의 건강문제를 지속적·포괄적으로 관리 받도록 하는 사업이다. 시범사업은 본 사업에 앞서 사업 모델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여부를 살피고 개선책을 강구하자는 취지라 지원 의사 수는 큰 의미가 없지만 예산 확보 등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추진 의사가 없이는 의사들을 유인할 기제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장애인 건강관리의사 시범사업 공모 결과. 표=보건복지부.
기본적으로 의사들이 이 사업에 시큰둥한 이유는 장애인 건광관리 사업이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의사들 입장에선 같은 질환이라도 장애인들을 진료할 경우 비장애인들보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특수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 이수 등 부수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은데 이런 점들을 감안한 수가가 책정되지 않다보니 관심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어떤 정책이나 사업들을 진행하려면 거기에 맞는 예산을 책정하고 지불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출입구나 문턱부터 별도의 규격을 맞춰야 하고 엘리베이터나 리프트 시설 등도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장애인 건강관리의사로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건강관리의사 지원자들에게 정부와 지자체에서 건물 개·보수 비용 등을 지원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지원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장애인 건강관리의사는 진료할 수 있는 과가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안과 등으로 한정돼 있다. 시범사업에 전국에서 400명 가까이 참여했으면 상당히 많은 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장애인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시설도 거기에 맞게 개조해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 돈벌이 수단이 아닌 헌신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아직 시범사업인 만큼 향후 홍보를 강화해 참여율을 높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이라 참여 의사 숫자를 정해 놓고 하지는 않고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참여 의사 수는 적정한 숫자라고 본다”며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참여자가 매우 적어 시범 사업 운영할 때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본사업에 앞서 계속해서 홍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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