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텔링]토지공개념이 토지국유화라고?

| [영상]초등학생도 이해하는 토지공개념의 모든 것(feat.모래놀이) |


토지는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자 기반입니다. 우리 삶의 필수 3요소인 의· 식·주는 모두 토지를 기반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죠. 토지가 없으면 옷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없습니다. 토지가 없으면 땅에서 나는 곡식도, 가축의 고기도 먹을 수 없겠죠. 집을 지을 수도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의 원인이 대부분 토지 소유와 연결돼 있는 이유입니다. 그만큼 토지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인 셈이죠. 그런 토지를 공공의 재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토지 자체의 가치가 노동력의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면서 소득의 불평등이 생겨나는 거죠. 예를 들어 볼까요. 100평 정도 되는 땅의 주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의 땅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있죠. 토지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가격이 계속 오릅니다. 토지 주변에 사회 기반 시설 등이 들어서고, 입지가 좋아지면 오름세는 당연히 더 급격해집니다. 원래는 3억원 하던 땅의 가격이 1년 후에는 4억원, 2년 후에는 5억원으로 올랐다고 치죠. 노동자의 임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반면 노동자의 임금은 토지의 가격처럼 급격히 오르지 않습니다. 땅의 주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땅을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이 불어나는데 노동자는 그렇지 않죠.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겁니다.

그는 “나는 토지를 압수할 것을 제안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부당합니다. 두 번째 불필요합니다. 그들(지주)이 계속해서 그들의 토지라고 부르게 하십시오. 토지를 사고, 팔고, 남겨두고, 고안하게 하십시오. 토지를 몰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윤을 몰수할 필요가 있습니다”고 말했죠.

헨리 조지의 사상에서 출발한 토지공개념. 사실 이번 대통령 개헌안에 포함돼서 이슈가 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헌법에는 이미 토지공개념의 이론이 담겨 있습니다.
‘토지공개념’이라는 용어는 박정희 정부 시절 처음 도입됐습니다.
1977년 8월 3일 제4공화국 당시 신형식 건설부 장관이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토지의 절대적 사유물이란 존재하기 어려우며 주택용 토지와 일반농민의 농경지를 제외한 토지에 대해서는 공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죠.

1980년대 말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습니다. 특히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그 주변 토지의 가격이 크게 올랐죠. 토지 가격 상승의 이득은 모두 토지주에게 향했습니다. 빈부격차가 커진 건 당연했죠. 당시 토지소유자 상위 5%가 전국 사유지의 65.2%를 가지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토지초과이득세는 1994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습니다. 징수방법과 과세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토지초과이득세 납부 여부와 금액이 결정되는 난점이 있었기 때문이죠. 양도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택지소유상한제는 조세를 통한 간접적 규제가 아닌 직접적인 면적 규제로 시장 기능을 왜곡했다는 이유에서 1999년 위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자, 사실상 1980년대 이후 우리 헌법에 쭉 존재해 왔던 토지공개념 관련 조항. 그런데도 이번 대통령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됐다는 점이 논란을 불러오는 이유는 뭘까요.
한국의 땅값은 다른 나라들보다 비쌉니다. 2015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토지가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2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죠.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2.2배)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결국 높은 부동산 가격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봅니다. 사회 갈등의 주 원인인 소득 불평등,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부동산 가격을 잡는 데부터 시작된다고 여기는 거죠.
헌법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된다면 정부가 앞으로 보유세를 인상하거나 시세차익, 임대차익을 추가로 규제할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의 토지공개념 3법이나 노무현 정부의 종합부동산세가 겪었던 위헌, 헌법불합치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있는 거죠.
토지공개념의 헌법 명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개별법에도 재산권의 권리 남용 제한과 종합부동산세·개발제한구역 등의 조항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 토지까지 콕 집어 헌법에 명기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에 대한 국가권력의 과도한 침해일 수밖에 없다는 거죠.

청와대는 ‘소득 격차, 빈곤의 대물림, 중산층 붕괴’ 등 양극화를 토지공개념 도입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병폐 해소가 아무리 중요해도 대한민국 경제질서의 근간인 사유재산권과 시장경제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헌법 23조에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인정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헌법 119조는 자유경제 시장질서를 규정하고 있죠.

토지공개념이 개헌안에 포함된 것은 세금을 보다 안정적으로 걷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이죠. 올해부터 도입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부활 가능성이 있는 택지소유상한제와 토지초과이득세법으로 이미 상당한 세금을 쉽게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개헌안이 헌법으로 확정되면 이들 법안으로 개발이익에 대한 이익환수가 더 쉬워집니다.
일부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들이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명문화 되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토지를 이용해 부의 가치실현 중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걷어 들일 수 있다”,“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의 세제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그 외에도 홍콩·싱가포르·핀란드·영국 등에서는 토지공공임대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덴마크·미국 일부 주·뉴질랜드 등에서는 토지가치세와 지대조세제가 헌법에 포함돼 있죠.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투표를 위해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4월 말입니다. 청와대와 국회의 개헌안을 둔 힘겨루기 그리고 그 사이에 낀 토지공개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정순구·정가람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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