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불법사찰 입막음' 김진모 '윗선 모르쇠'에 재판장 "거짓말"
재판장 "상식 반해..진술 꺼리고 있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김지현 기자 = 이명박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논란 입막음용 자금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진모(52) 전 민정2비서관에 대해 재판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비서관이 국정원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경위나 명목에 대해서 명확한 진술을 내놓지 않자 재판장이 직설적으로 김 전 비서관이 위증하거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김 전 비서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 이 부장판사는 이 같이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김 전 비서관이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권재진 전 민정수석 지시를 받은 거냐"라고 묻자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을 10회 이상 조사했지만 단독 판단이었다고 했다가 상급자 요청이 있었다고 할 때도 있었고 주변에 그런 희망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 등 불명확하게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비서관은 국정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라는 이 부장판사의 질문에도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은 '누군가로부터 들었다'고만 말했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명확한 진술을 꺼리는 입장이다. 국정원 자금을 지원 받는 부분에 대해 (민정수석 의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서 (돈이) 갔을 리가 없다"며 "이건 상식이다.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재판에서 국정원 관계자는 지원된 돈의 성격을 변호사 선임료 등 재판 비용 지원으로 알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입막음용 돈이 전달된 시점은 청와대 지시에 의한 불법사찰 증거인멸을 폭로하려 했던 장진수 전 주무관이 항소심에 대비해 새로 변호사를 선임한 후였다.
김 전 비서관은 "장 전 비서관이 새로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을 몰랐다"며 "지원을 바라는 입장이어서 5000만원이라는 금액을 정해서 요청할 수도 없었고, 보내주는 돈이 전달돼 잘 쓰였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의 이 같은 진술 태도에 이 부장판사는 "모호한 진술을 하고 있다", "이제 제가 헷갈린다"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전 총리실 공직복부관리관 류모씨는 장 전 주무관을 돈으로 입막음하자는 제안이 오고갈 당시 김 전 비서관이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류씨는 "액수가 크지 않느냐고 김 전 비서관에게 얘기했는데 '5억? 그 정도면 심플하네'라고 말한 것 기억 나느냐"는 검찰 질문에 "심플하다는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받던 장 전 주무관 등의 폭로를 막을 목적으로 국정원에서 특활비 5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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