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이다인 "견미리 딸이라 편하게 배우 생활? 편견 억울했죠"

김민지 기자 2018. 4.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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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다인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는 최서현이었다. 해성그룹 막내딸로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살던 그는 세상 물정을 전혀 몰랐던 인물. 그러나 어려운 일을 겪으며 점점 '온실 속 화초'에서 벗어났다. 스스로 개척하는 삶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 최서현은 드라마 말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특유의 귀여움까지 더해진 최서현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최서현을 연기한 데뷔 5년 차 배우 이다인에게도 '황금빛 내 인생'은 아주 특별하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덕. 이다인은 드라마 방영 당시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알고 속앓이 하기도 했으나, 이내 이를 인정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그는 중심을 잃지 않고 최서현의 성장기를 끝까지 잘 그려낼 수 있었다. 이다인은 '황금빛 내 인생' 덕분에 연기자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며 밝게 웃었다.

이다인은 고등학교 때 연기를 배우면서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이후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회사를 찾고, 오디션을 보고, 연기를 하며 천천히 자기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그는 연기를 시작한 이후 매년 수십 개의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며 배우로서 굳은살이 배기고 있다. 어렵게 한 작품씩 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게 다행이라며 미소 짓는 이다인에게선 간절함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다인의 앞에는 배우 이전에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유명 배우인 엄마와 언니를 둔 탓에 편견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한다. 이다인은 이런 대중의 반응을 잘 알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결국 자신이 연기를 잘하면 그런 인식은 사그라들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 이다인'으로 대중에게 각인되고 싶다는 그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배우 이다인 © News1 성동훈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Q. 언제부터 배우를 꿈꾸게 됐나.

"고등학교 때 연기를 배운 적이 있다. 늘 공부만 했는데 2학년이 되니까 그게 너무 힘든 거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는데 그때 엄마가 '연기 한 번 배워볼래?'라고 하셔서 레슨을 받았다. 그 한 시간이 내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가 고3 때 입시 준비를 하면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했는데 합격을 했다. 대학교에서는 매 학기 연극을 했는데 1학년 때 비중 있는 역을 맡은 적이 있다. 그때 무대에 올라 희열을 느꼈고,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아 너무 행복했다. 이후에 회사를 찾고 오디션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키웠다."

Q. 지난 2014년에 드라마 '스무살'로 데뷔를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수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이유가 있나.

"20살 때 드라마 '스무살'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합격을 했다.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데뷔를 급하게 한 거다. 이후에는 1년에 한 작품씩 했다. 일부러 쉰 건 아니고 해마다 오디션을 30~40개씩 봤는데 다 떨어지고 하나씩 한 것이다. 초반에는 오디션에서 떨어질 때마다 '내가 부족하구나' 자책도 했는데 이젠 너무 많이 탈락하니까 너무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Q. 본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 혹은 작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화랑'이다. 데뷔작이 이슈가 됐는데 금방 관심이 식고, 1년 뒤에 출연한 '여자를 울려'는 지지부진했다. 또 1년을 쉬고 한 게 '화랑'이었다. '화랑' 속 수연 캐릭터가 정말 예뻤다. 덕분에 조연인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Q. 배우 이다인 앞에는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초반에는 오히려 벗어나고 싶었다. 그때는 자격지심이 있었다. '내가 더 잘하고 잘나야 사람들이 나를 너 사랑해주겠지', '인지도가 쌓이면 그땐 배우 이다인으로 불러주겠지'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랑스럽고 너무 좋다."

Q. 언니보다 뒤늦게 주목받아 초조하기도 했겠다.

"그랬던 적이 많다. 언니가 '구가의서', '피노키오', '밤을 걷는 선비' 등에 출연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할 때 나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다. 작품도 언니는 고르는 입장이고, 나는 오디션을 봐도 떨어지니까 조급한 게 있었다. 나도 빨리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은데 부족하다 싶어서 초조한 마음이 있었다. 지금은 언니를 많이 의지한다. 힘들 때는 언니한테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이번에 '황금빛 내 인생'을 할 때도 언니가 많이 격려해줬다."

Q. 유명 배우의 딸이라 편하게 배우 생활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나는 그런 시선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엄마가 저를 캐스팅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런 반응 때문에 엄마는 내 일에 아예 관여를 안 하시고 더 조심하신다. 처음에는 억울했는데 지금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결국 내가 어떤 작품을 맡아 캐릭터를 잘 소화하면 그런 편견들이 사그라들 거라고 본다."

Q.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얼마 전에 '해피투게더3'에 나갔는데 첫 예능이다 보니 긴장되더라.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잘못 전달되면 어쩌지', '사람들이 나를 밉게 보면 어떡하지' 했는데 다행히 괜찮았다. 주변에서는 그 이미지가 좋았다고 예능에 많이 나가보면 어떠냐고 조언해주더라. 개인적으로는 뷰티 프로그램이 너무 하고 싶다."

Q.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느려도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왔는데, 이제는 빨리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기회가 온다면 좋은 작품을 만나서 나만의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는 게 목표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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