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해진 선관위..김기식 셀프후원에 '뒷북' 위법 판단

선거법 위반 소지 회신하고도 제출된 회계보고에서 위법 발견 못 해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전체회의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임기 말 '셀프 후원'이 위법했다고 판단함에 따라 애초 김 전 원장 측이 제출한 회계보고서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한 선관위의 실수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김 전 원장은 앞서 국회의원 임기 만료 두 달 전인 2016년 3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일시 후원할 경우 금액에 제한이 있는지 선관위에 문의했다.
선관위는 이에 종전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을 납부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회신했지만, 김 전 원장은 이를 확인하고도 같은 해 5월 19일 더좋은미래에 5천만 원을 후원했다.
선관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도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김 전 원장이 후원한 5천만 원은 더좋은미래 가입비 1천만 원, 월 회비 20만 원 등과 비교할 때 위법 소지가 다분히 큰 금액이라는 것이 선관위의 최종 판단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미 지난해 초 김 전 원장의 위법 사실을 확인할 기회가 한 차례 있었다.
정치자금법 40조에 따르면 선관위는 매년 국회의원 후원회 회계 책임자로부터 회계 보고를 받아 상세 내역을 확인하게 돼 있다. 만일 회계 보고에서 위법 사실을 발견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관위는 2017년 1월 말 김 전 원장 측으로부터 셀프 후원 등의 내역이 포함된 회계보고서를 제출받았으나, 당시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선관위가 당시 더좋은미래에 대한 김 전 원장의 후원이 위법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가 이번에 뒤집은 것이 아니라 애초 회계보고서 검토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 선관위 측이 설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료가 워낙 많다 보니 김 전 원장의 문제를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며 "실수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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