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최경환에 '예산 협조' 전화..고마워서 1억 줬다"
"이후 고마워서 격려 명목으로 1억 보내"
"요구한 적 없는데 내 오판..그래서 미안"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병기(71) 전 국가정보원장이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16일 법정에서 밝혔다.
이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최 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1차 공판에 증인 출석했다.
그는 검찰이 "2014년 10월 경제부총리였던 최경환 의원에게 1억원을 갖다주라고 이헌수 당시 기조실장에게 지시했느냐"고 검찰이 묻자 "그렇다"고 인정했다.
이는 "1억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사실관계 자체를 부인하는 최 의원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다만 이 전 원장은 최 의원의 요구로 돈을 준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내가 원장 부임 전 댓글 사건 등으로 국정원 예산 줄인다고 난리가 났었다"며 "9월 초에 수정예산안이라고 들은 걸로 기억하는데, 이 실장이 기재부 쪽에 전화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최 의원에게 예산 잘 좀 도와달라, 협조해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가볍게 전화 한 번 했다"며 "이후 국정원 예산관으로부터 예산이 (국정원 제출안대로) 통과될 것 같다, 괜찮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떠올렸다.
이 전 원장은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격려를 하면 어떤가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최 의원에게 뇌물을 줄 군번도 아니다"라며 "국회 예결위도 있을 것이고 기재부 같은 곳에서 식사들이라도 할 수 있으니 격려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했는데 그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이 나한테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제가 잘못 판단했고 이 실장과 상의 끝에 나온 게 1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은 "그래서 최 의원에게 인간적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정부 경제부총리였던 2014년 10월 이 전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예산 등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특활비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부총리 집무실에서 현금 1억원을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을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검찰에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1월22일 최 의원을 구속기소하며 재산 1억원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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