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더 광장답게ⓛ] 세종대왕·이순신장군 동상 그 자리가 최선입니까

전준우 기자 2018. 4.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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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문화재청은 2021년까지 광화문광장을 현재보다 3.7배 넓히고 보행자 중심의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현재 광화문광장에서 보면 이순신 장군 동상, 세종대왕 동상, 경복궁, 청와대가 같은 축에 배치되어 있다.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이 지난해 4월 서울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광화문광장 방문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광장 내 세종대왕상과 이순신동상을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69.5%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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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개편 계획 발표 계기로 역사적 논란 재점화
오른손 칼 쥔 이순신 동상..세종대왕 동상 친일 논란

[편집자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2021년까지 광화문광장을 현재보다 3.7배 넓히고 보행자 중심의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지난주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가로로서 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에 <뉴스1>은 이순신·세종대왕 동상 위치조정 문제를 비롯해 주변 고층건물 저층화, 역사적 상징성을 담은 새이름 짓기 등을 이번 광장 개선작업을 계기로 함께 추진해볼 것을 제안하는 기사를 마련했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척하고 있다. 2018.4.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광화문광장의 개편 방향이 '보행 중심·역사성 회복'으로 윤곽이 드러나면서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동상의 재배치도 다시 논의할 시점이다. 두 동상의 위치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논의 이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현재 광화문광장에서 보면 이순신 장군 동상, 세종대왕 동상, 경복궁, 청와대가 같은 축에 배치되어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민족 독립의 상징적인 역할, 세종대왕은 위민정신으로 현재의 민주주의와 일맥상통한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의 재배치와 관련한 시민의 의견은 분분하다.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이 지난해 4월 서울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광화문광장 방문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광장 내 세종대왕상과 이순신동상을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69.5%로 많았다.

하지만 과감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28.8%로 적은 숫자는 아니었다. 특히 광화문포럼에 참여한 시민 100명의 경우 재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46.6%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현재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적 논란의 소지가 많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8년 4월부터 50년 넘게 광화문 네거리를 지켜오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 때에 변형된 조선왕조의 도로 중심축을 복원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드니 그 대신 세종로 네거리에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의 동상을 세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1968년 1월 김신조 등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습격한 이른바 1·21 사태의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이순신 동상의 역사적 고증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우선 칼을 오른 손에 들고 있는데, 왼손잡이가 아닌 이상 바로 칼을 뽑을 수 없는 모습으로 항복한 장수로 오인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칼도 현충사에 소장된 보물 제326호 이충무공(李忠武公) 장검이 아닌 일본도 형상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순신 장군의 갑옷은 중국식이다. 조선식 갑옷은 두루마기처럼 입는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덮어 쓰는 형태로 만들어진 중국식 갑옷이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세종대왕 동상을 세척하고 있다. 2018.4.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종대왕 동상은 2009년 광화문에 세워질 당시 '친일 논란'이 거셌다. 사업초기에는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상을 옮겨 오려고 했지만, 이 동상을 만든 조각가가 친일 작가로 알려진 데다 광화문 광장에 세우기에는 이순신 장군과 크기와 형태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지금의 동상을 새로 제작했다.

지금의 세종대왕 동상은 정부가 지정한 '표준영정'을 기준으로 만들고 있는데, 이 표준영정을 그린 고 김기창 화백 역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었다.

이처럼 객관적 고증과 연구없이 만들어진 동상이 계속 존재하는 것은 역사성을 회복한다는 광화문광장 구조개선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오는 8월쯤 설계공모를 통해 광화문광장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도로망과 평면배치에 대한 윤곽만 잡은 상태로 광장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설계공모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배치도는 일단 존치하는 것으로 했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 의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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