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경험' 듀브론트·이대호, 하얀코끼리로 전락하나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2018. 4. 1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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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롯데 듀브론트와 이대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롯데 듀브론트가 4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승을 거두지 못했다. 전날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대호는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했으나 1안타에 그쳤다. 두 선수는 결국 하얀 코끼리(큰돈이 들었지만 겉만 화려하고 활용 가치는 적은 애물단지)가 되는 것일까.

듀브론트는 올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지난 3년 간 74경기에 출장해 460이닝 28승 2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해낸 린드블럼을 내쳤을 만큼 과감한 결단이었다.

더욱이 듀브론트의 화려한 빅리그 경력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8경기에 등판한 듀브론트는 31승 26패 평균자책점 4.89의 기록을 거뒀다. 2013년에는 보스턴 소속으로 27경기에 출전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기도 했다.

이어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시범경기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칠 외인으로 손꼽혔다. 듀브론트는 2경기에 나서 9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주목을 끌었다. 심지어 LG와의 시범경기에서는 4이닝 동안 김현수에게 몸에 맞는 볼 단 하나만 허용했을 뿐 노히트 완벽투를 선보였다.

롯데 듀브론트. 스포츠코리아 제공

시범경기와 실전은 다르다는 말이 이렇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시범경기에서의 맹활약은 정규시즌에서 최악으로 바뀌었다. 연신 무너지는 모습이 반복되자 팬들은 어느새 그에게 등을 돌렸고 외인 교체설까지 나돌고 있다.

롯데는 1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전날 12-0으로 대승을 거두며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했지만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최하위 탈출에도 실패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듀브론트는 또다시 기대를 저버렸다. 5이닝을 소화하며 6피안타(1피홈런) 4실점에 그쳤다. 매 이닝 상대 타선에 출루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은 시속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로써 듀브론트는 올시즌 4번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19의 기록을 떠안게 됐다. 특히 17.2이닝만을 책임지며 20피안타(3피홈런) 21실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망스런 결과물은 ‘외인 투수의 기록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이날 경기에서의 4실점이 4차례 등판에서 거둔 최소 실점이라는 데 있다. 지난달 24일 SK와의 개막전에서 4이닝 5실점, 3월 30일 NC전에서 6이닝 5실점, 지난 6일 LG전에서는 2.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닝소화력도 의문이지만 매 경기 4점 이상의 실점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이러한 피칭이 반복되자 듀브론트가 등판한 날에는 롯데가 무조건 패배하는 굴욕적인 공식까지 생겼다. 연패스토퍼로서 활약해야 하는 선수가 기세스토퍼로 자리한 셈이다.

롯데 이대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가히 ‘롯데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올시즌을 앞두고 KBO가 발표한 각 구단 선수들의 연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대호는 연봉 25억원으로 2년 연속 개인 최고 연봉 타이틀을 차지했다. 실제로 20억원대 연봉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이대호와 KIA 양현종(23억원) 둘 뿐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올시즌 16경기에 나서 58타수 14안타 타율 2할4푼1리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6할1푼8리를 기록 중이다. 가장 큰 장점인 장타율은 3할1푼에 머물러 있다. 리그 타격 지표 상위권에 이대호의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볼넷은 4개밖에 얻어내지 못했고 삼진은 12번이나 당했다. 손아섭이 앞에서 기회를 만들면 중심 타선에서 맥이 끊기는 것이 반복됐다. 타격 부진이 계속되자 상대 투수들은 이대호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지속되자 롯데 조원우 감독은 11일 사직 넥센전 선발라인업에서 이대호를 제외했다. 심리적 부담감을 내려놓으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12일 하루 만에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는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1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2루수 뜬공, 5회 2사 1루 상황에서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물론 이대호의 이러한 부진이 시즌 종료까지 이어지리라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동안 그가 KBO리그에서 보였던 팀을 위한 헌신과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검증을 받고 메이저리그까지 다녀온 경험이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시즌 개막 직후부터 최하위로 처진 팀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이대호가 ‘롯데의 이대호’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그에게 질타를 던지는 鍍?팬들이 학수고대하는 것은 이대호의 활약으로 시작되는 롯데의 반등이다.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ym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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