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미사일 날아간다, 러시아 기다려라" 트럼프, 군사 보복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아침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로 아주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라며 “러시아가 시리아에 발사되는 모든 미사일을 격추시킨다고 했으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대대적인 군사 보복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앞서 알렉산드르 자시프킨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는 헤즈볼라 매체 알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다면 러시아는 미사일을 격추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기지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 총사령관의 성명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7일 시리아 반군 거점인 동(東)구타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의 배후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목하고 군사 대응을 예고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제출한 관련 진상조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채택이 무산됐다.
미국·프랑스·영국 3국은 전화 통화에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군사대응과 관련해 “동맹국인 미국·영국과 전략적·기술적 정보를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며 “며칠 내로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이날 “동맹들이 우리 협력 국가들과 함께하길 원한다면 나아갈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의 공습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24~48시간 내에 중대 발표를 하겠다”며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번주로 예정된 첫 남미 순방마저 취소했다.

지중해 일대는 이미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10일 구축함 ‘도널드 쿡’을 지중해 동부에 배치했다. 도널드 쿡은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60기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둥이함인 ‘포터’도 며칠 내로 시리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 ‘해리 트루먼 항모 전단’도 11일 버지니아주 노퍽항에서 출항해 중동을 향할 계획이다. 이 전단은 타이콘데로가급 유도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와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벌클리·포레스트 셔먼·패러것’, 제1항모비행단과 승조원 6500여명으로 구성됐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유도미사일 구축함 ‘제이슨 던햄’과 ‘더 설리번스’도 차후 합류할 예정이며, 독일 해군의 유도미사일 호위함인 ‘FGS헤센’도 지원 임무를 맡는다.
러시아와 시리아도 서방의 공습에 대비해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가디언은 10일 “러시아 전투기가 지중해 동부 해상을 지나다니고 있다”며 “강대국들 간 충돌 위험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세력이 군용기를 자국 내 러시아군 기지로 옮기고 주요 검문소에서 철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유럽 항공교통통제기구인 유로컨트롤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향후 72시간 이내에 대시리아 공습이 예상된다”며 지중해 동부와 니코시아 시리아 서쪽 해상의 키프로스 일대를 지나는 항공기에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항공관제 당국도 자국 항공사들에 시리아 상공을 지나지 않도록 주의 경보를 내렸다.
공습이 시작되면 지난해 4월보다 공격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하자 정부군의 화학무기가 저장돼 있는 시리아 중부 비행장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AB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 사령부나 통제 본부를 타격하는 방안과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이 위치한 지역을 공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러시아다.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가, 시리아 공습 중 러시아군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은 9일 “날조된 구실 아래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화학무기 공격은 없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리아 내 러시아나 이란의 군사 기지를 타깃으로 삼아야 할지 결정하는 게 미국에 중대한 과제가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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