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습지 훼손..생태계 정화 '게'가 사라진다

조강섭 2018. 4. 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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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출봉으로 유명한 제주 서귀포 성산읍 연안 습지에서 대규모 배수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갈대밭이 파헤져지면서 연안 생태계를 정화하는 게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강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축구장 20배 크기의 연안 습지입니다.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 다양한 해양 생물이 사는 곳이어서 많은 철새들이 찾아듭니다.

하지만 3년 전, 배수로 공사가 시작된 뒤 환경이 크게 나빠졌습니다.

2.6킬로미터에 걸쳐 폭 3-6미터의 배수로가 관통하면서 갈대밭 곳곳이 파헤쳐졌습니다.

돌덩이와 흙무더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고, 습지 바닥은 마른지 오랩니다.

습지 바닥에 구멍을 내 산소를 공급하고 말라죽은 갈대 잎을 분해하는 법정보호종 '말똥게'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돌을 들춰내자 죽은 게들만 나뒹굽니다.

'갈게'는 한쪽 다리를 잃고 위태롭게 살아갑니다.

[임형묵/촬영감독 : "게들이 바다를 왔다갔다 하며 번식도 하고먹이도 얻는 과정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지금 차단된 상태로 보입니다."]

잘 보존된 다른 습지에선 말똥게들이 먹이를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영역 다툼을 벌이는 멸종위기종 '붉은발 말똥게'도 발견될 정도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정상배/박사 제주자연학교장 : "(연안 습지는) 바다에서 작은 물고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살 수 있는 산란장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런 곳들이 사라지면 연안에 전반적인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고요."]

연안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가 훼손되면서 철새 개체 수도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KBS 뉴스 조강섭입니다.

조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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