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협하는 패류독소 확산.. 홍합 등 검출량 기준치 50배 초과

패류독소 발생 해역과 검출량이 급격히 늘더니 발생 해역은 보름여 만에 38곳으로 늘고, 검출량은 기준치를 무려 50배까지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의 마비성 패류독소 발생 및 변동상황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패류독소 기준치(0.8㎎/㎏) 초과 지점이 38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지난 6일 전남 여수에서 채취한 홍합(담치)에서는 패류독소 검출량이 최대 40.5㎎/㎏으로 기준치를 50배 이상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마트에 유통됐다 회수 조치된 홍합에서 검출된 패류독소가 1.44㎎/㎏로 기준치 대비 1.8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해수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성인남성이 패류독소 검출량 1.44㎎/㎏의 홍합을 한자리에서 200개를 먹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류독소 검출량 40.5㎎/㎏의 홍합으로 계산하면 7개 정도만 먹어도 사망에 이르는 수치다.
패류독소 기준치 초과 품종도 9일 현재 홍합, 굴, 바지락, 미더덕, 개조개, 키조개, 가리비, 피조개, 멍게까지 9개로 늘어났다.
패류독소는 봄철 기온상승으로 바다 수온이 9도 안팎으로 상승하면 유독 플랑크톤이 증식하기 시작하고, 이 유독 플랑크톤을 패류가 먹이로 섭취한 패류에 독소가 축적돼 발생한다. 유독 플랑크톤이 가장 번성하는 수온은 15∼17도로 4월 중순에 해당돼 앞으로 검출 지역과 검출량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패류독소는 마비성과 설사성, 기억상실성, 신경성 등으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봄철마다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되고 있다. 마비성 패류독소가 포함된 패류를 사람이 섭취할 경우 입과 손이 얼얼한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다량을 섭취할 경우 근육마비와 호흡곤란을 거쳐 사망까지 이어진다. 실제 패류독소에 의한 식중독 사고는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총 6건이 발생했다. 총 환자 수 46명 중 자연산 홍합을 임의로 섭취한 5명이 사망했다.
정부가 2000년 이후 검사과 관리 감독 등을 강화하며 식중독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는 게 관계부처의 설명이다. 최근 패류독소 검출 이후 생산 단계에서부터 검사를 강화해 독소가 검출된 패류가 유통되는 일도 없다는 설명이지만, 지난달 패류독소 기준치를 초과한 홍합이 시중에 유통된 만큼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패류독소는 바다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유독 플랑크톤이 자연 소멸되기 시작하고 20도가 되면 완전 소멸하면서 패류독소도 함께 소멸된다. 패류가 독성이 없는 플랑크톤을 섭취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속에서 독소가 빠져나간다는 게 관계부처의 설명이다. 시기로는 보통 6월 중순 경이다. 6월 중순경까지는 패류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셈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식품위생가공과 목종수 연구관은 이날 통화에서 “패류독소는 냉동하거나 끓여도 독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아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며 “패류독소가 소멸할 때까지는 패류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낚시객이나 관광객은 자연산 패류를 직접 채취해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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