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배.즐기기] 더비로 시작해 더비로 끝나는 황금 주말

박찬기 2018. 4. 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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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

주중에 내린 비로 날씨가 추워졌다. 잠깐이나마 맑았던 하늘도 다시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문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은 주말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축구 팬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 두 눈을 즐겁게 만들 라이벌전이 가득하다. 4월 첫 번째 주말을 수놓을 경기들을 소개한다(이하 한국시간).


# 머지사이드 더비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을 기점으로 희비가 갈렸다. UEFA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맨시티를 대파한 리버풀은 정점에 올랐다. 에버턴은 지난 31라운드 맨시티 원정서 1-3으로 패해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기세만 놓고 보면 리버풀의 승리가 점쳐진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헤비메탈이 제대로 녹아들었다. 지난 경기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전방에 모하메드 살라와 로베르토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맨시티를 강하게 압박했다. 수비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버질 반 다이크가 중심을 잡았고, 양쪽 사이드백 앤드류 로버트슨과 알렉산더 아놀트가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머지사이드 더비를 맞는 리버풀의 경계 대상은 '자만'이었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은 "에버턴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다. 매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다"면서 "맨시티전 승리에 취해있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에버턴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UEFA유로파리그 2차 예선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거둔 4연승이 최고 기록이다. 이후로는 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감독 교체로 뒤숭숭한 분위기는 벗어났으나 경기력이 올라오질 않는다.

선수단은 호화스럽기 짝이 없다. 폭풍 영입으로 전 포지션에 걸쳐 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했다. 이들에게 에버턴 유니폼을 입히는 데만 1억 파운드 이상 투자했다.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에버턴은 9위에 머물러 있다.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이 가능한 7위 번리와 승점 차이는 6점이다.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수치다. 머지사이드 더비를 계기로 반등해야 한다.

+ 4월 7일(토) 20:30 리버풀 구디슨 파크


# 맨체스터 더비

나의 희극은 누군가에겐 비극이다. 이 경기가 꼭 그렇다. 오는 8일, 선두 맨체스터 시티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맨시티가 승리할 경우, 맨유와 승점 19점 차가 되어 남은 일정과 관계없이 프리미어리그 왕좌에 오른다.

리버풀전 패배로 맨시티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맨체스터 더비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게다가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홈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차전 대승으로 8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지은 상태에서 만난 UEFA챔피언스리그 바젤전을 제외하면 진 적이 없다. 무승부도 한 차례에 불과해 승률이 91%에 달한다(20승 1무 1패). 밥상은 차려졌다. 다음 리그 경기는 토트넘 원정이다. 남의 집보단 내 집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게 그림도 좋다. 맨체스터 더비 3일 뒤에는 리버풀과 UEFA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도 치러야 한다. 갈 길이 바쁘다.

맨유의 목표는 훼방이다. 리그는 진작에 물 건너갔다. UEFA챔피언스리그는 세비야에 패해 16강에서 짐을 쌌다. 남은 건 FA컵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벌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장면을 눈 뜨고 볼 수 있을까? 아마 배알이 뒤틀릴 거다. <스카이스포츠> 저널리스트 아담 베이트는 2014년 첼시 시절 모리뉴 감독의 '국가적으로 리버풀의 우승을 원하는 듯하다'라는 발언을 예로 들며 "모리뉴 감독은 맨시티 잔치에 광대가 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할 순 없지만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기가 되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 4월 8일(일) 01:30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


# 마드리드 더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레알 마드리드는 악몽 같은 존재다. 중요한 순간마다 재를 뿌렸다.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만 두 번이나 그랬다. 작년에는 준결승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1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마르카> 인터뷰에서 "레알은 확실히 우리보다 낫다"면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를 독식하기 때문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온도 차가 극명하다. 레알은 리그 4연승은 물론 UEFA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유벤투스 원정을 떠나 3-0 대승을 거뒀다. 아틀레티코는 UEFA유로파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리그선 승패를 반복하고 있다. 시즌 중반 10점 이상 벌어진 승점은 어느덧 4점 차에 불과하다.

주목할 선수는 단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앙트안 그리즈만이다. 부진을 완벽히 씻은 호날두는 최근 10경기서 19골이나 몰아쳤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호날두를 "위대한 선수"라고 표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즈만의 상승세도 매섭다.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벤투스 이적설에 휩싸여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시메오네 감독은 <아스>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진 나도 모른다. 그리즈만이 떠날 수도 있다"며 이적설을 시인했다.

중원 싸움도 눈여겨볼 만하다. 레알 2선을 지키는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와 아틀레티코 주축인 사울 니게즈, 코케, 가비가 치열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별들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월 8일(일) 23:15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그래픽=황지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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