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살자' 싸우는 韓, 양보로 함께 산 美.. 너무 다른 GM노조

김남석 기자 2018. 4.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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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가 5일 인천 부평에 있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집무실을 무단 점거한 뒤 성과급 미지급 철회 등을 요구하며 집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경영진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운영진이 2015년 7월 13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UAW-GM 인적자원센터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더매뉴팩처러 제공

- 韓·美 정반대 위기 대처

韓공장 고비용 저효율 심각

수출 급감에 공장폐쇄 위기

“추가양보 불가” 사장실 점거

美UAW 글로벌금융위기때

일시 해고 승인 등 고통감내

6년만에 생산량 2배로 회생

2월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시작된 한국지엠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경영난에도 강경일변도인 한국지엠 노동조합과 2009년 제너럴모터스(GM) 본사 파산 당시 통 큰 양보로 회사를 살린 미국 GM 노조의 정반대 위기대처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지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독일, 일본 등 경쟁국 대비 임금은 높고 생산성, 수출단가는 낮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 경직된 노사관계를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임금을 동결하고 올해 성과급을 포기하는 대신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비롯해 1인당 3000만 원 주식 배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정년 연장, 신차 투입 등 21가지에 달하는 요구안을 내놓은 상태다. 노조는 임금 동결, 성과급 포기로 1820억 원, 희망퇴직에 따른 인건비 감소분 2200억 원 등 4000억 원가량이 절감되는 만큼 추가 고통 분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최근 4년간 영업적자가 3조 원에 이르는 만큼 현재 3050억 원에 달하는 복리후생비 일부를 감축하는 등 추가 비용 분담이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경영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노조의 태도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GM 노조가 속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보여준 태도와 차이가 크다. GM은 당시 북미 47개 공장 가운데 17개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직 6만1000명 중 2만1000명을 감원하는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회생했다. UAW는 2년간 임금 동결 및 파업 유예, 상여금 포기, 휴직자 임금보장 프로그램 폐지 등에 합의해준 바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일시적 해고를 승인해 생산 유연성을 높였고 수요 변화에 대응해 공장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위기 극복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아가던 2011년 교섭에서도 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자제하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했다. 노조의 양보에 회사도 적극 화답해 GM의 미국 생산량은 2009년 119만 대에서 2016년 241만 대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사실 한국지엠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는 GM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에 따른 수출물량 급감, 높은 이전비용 등 경영실패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파생된 글로벌 생산경쟁력 하락이 첫손에 꼽힌다. 실제로 한국지엠 임직원의 1인당 평균임금은 2011년 6500만 원에서 지난해 8700만 원으로 6년 새 33.8% 증가했다. 임금 상승은 가파른 반면, 생산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 세계 148개 자동차공장 생산성을 비교한 2016년 하버리포트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부평2공장은 각각 130위, 119위에 그쳤다. 부평1공장, 창원공장은 각각 33위, 41위였다.

여기에 경직된 국내 고용노동환경, 해마다 파업을 반복하는 강성 노조 역시 생산경쟁력 약화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지엠의 경우 매년 임단협이 이뤄진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협상 주기가 4년으로 안정된 노사관계가 가능하고 파업 역시 한국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한 반면 미국은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은 사내하도급, 파견 등 외부인력 활용이 자유롭고 공장 간, 라인 간 전환배치도 손쉽게 이뤄지지만 한국은 노조 동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속한 한국지엠 노조는 악화되는 회사 사정에도 2011년 이후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연례행사로 파업을 진행해 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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