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돋보기]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재명의 變心

유현욱 2018. 4. 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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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중앙당 주최 토론회 전해철·양기대와 대면
추가 토론회 개최 요구에는 "당 뜻 따를 것"
마음은 이미 본선 진출..남경필과 대립각
작년 대선 경선과 180도 다른 언행에 비판도
이재명 전 성남시장(왼쪽부터)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올해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임하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상반된 언행에 대한 정치권 평가다. 입장이 바뀌면서 언행이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과 오는 16일 중앙당 주관 토론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얼굴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후보들이 줄기차게 추가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 전 시장 측 반대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서 연 정책발표회에서 “당 차원 토론회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토론회도 2회 이상 할 것을 제안한다”며 “경선을 함께하는 분이 모두 정책을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도덕성을 공정하게 검증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말했다. 양 전 시장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몇 곳의 지상파 방송과 팟캐스트, 유튜브 방송 등에서 세 후보 동반출연을 제의했으나 번번이 이 후보 측에서 거절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 전 시장은 이 같은 요구에 “당이 정한 대로 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후보들이 합의하면 추가 토론회를 열 수 있다는 방침이어서 이 전 시장은 사실상 추가 삼자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선투표제도 마찬가지다.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이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을 때 이 전 시장은 TV토론처럼 “당이 정한 대로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결선투표제 도입을 하려면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지역에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이때도 이 전 시장의 말은 결선투표제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후보가 많은 지역은 모르겠지만, 2명 이하인 경우 굳이 결선투표를 할 필요는 없는 탓이다. 결국 당에서 전 지역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 전 시장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다른 경기지사 후보들은 ‘높은 지지율에 안주해 깜깜이 선거를 치르려 한다’고 비판한다. 양 전 시장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정책, 도덕성을 놓고 치열하게 검증해야 본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데 이 전 시장은 아무런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만 한다”며 “이는 본인 선거뿐 아니라 당 전체 선거를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경선토론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실제 불과 1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시절 이 전 시장의 태도와는 정반대다. 특히 이 전 시장은 TV토론회에 예민했다.

그는 “후보자 간 토론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경선 룰 협상을 ‘보이콧’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또 대선 경선 기간 10차례나 걸친 토론회를 열고도 성에 안 찬다며 ‘끝장토론’ ‘무제한 토론’을 문 대통령 측에 제안했다. 토론시기를 두고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에 세 차례 이상 하자는 둥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놓고 다퉜던 이 전 시장은 특유의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다른 후보들과 각을 세웠다. 경선 막바지 이 전 시장 측은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재인 선관위였다. 경선 룰 결정 과정에 한 번도 다른 후보의 의견을 들어준 적 없다”고 직격했다. 이 전 시장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게 국민 의사가 대선에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정도(正道)”라고 적기도 했었다.

1년 전과 지금 달라진 건 이 전 시장의 지지율밖에 없다. 1년 전엔 압도적 1위인 문재인 후보를 추격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문 대통령처럼 압도적 1위의 경기지사 후보다.

이 전 시장의 관심은 오로지 18일부터 사흘간 치러지는 경선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해 문 대통령처럼 본선으로 직행하느냐에 쏠려 있다. 결선투표에 돌입하면 두 후보 간 연대로 경선판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 의원과 양 전 지사 측 공세에도 이 전 시장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대신 이 전 시장은 연일 본선 상대인 자유한국당 남경필 현 경기지사와 대립각을 세운다. 말하자면 민주당 경선 패싱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3일 경선 결정 이후나 이보다 앞선 지난달 27일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의원과 양 전 시장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반면 남 지사의 ‘미세먼지 대책’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 ‘연정부지사 임명’ 등은 작심한 듯 비판하고 나섰다.

문제는 이 전 시장의 바람인 ‘조용한 경선’ 전략과는 다르게 이미 표심이 들썩이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중부일보가 전날 여론조사기관인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4월 2일부터 4월 3일까지 경기도민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결과 이 전 시장은 50.2%로 가까스로 과반을 수성했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중부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했던 적합도 조사 결과(이재명 전 성남시장 60.5%)에 비하면 석 달 만에 10%포인트가 빠진 셈이다. 반면 전해철 의원의 적합도는 같은 기간 8.6%에서 17.3%로 치솟으며 이 전 시장 지지율을 고스란히 흡수했다. 양기대 전 시장 역시 2.5%에서 3.9%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월 15일 이 전 시장은 트위터에서 문 대통령과 그 지지자를 겨냥 “권투선수가 상대방에게 주먹질도 못하면 그게 권투인가. 챔피언이니까 도전자는 도전하는 흉내만 내고 때리지는 말라는 건가. 경쟁이 두렵나”고 물었다.

경기지사 후보 1위 이재명 전 시장에게 되묻는다. “도전자는 도전하는 흉내만 내고 때리지는 말라는 건가. 경쟁이 두렵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4일 경기 부천제일시장을 방문해 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명캠프)

유현욱 (fourleaf@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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