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구속영장 또 기각된 이유는?..검찰 수사 동력 잃나

김다혜 기자,유경선 기자 2018. 4. 5. 02: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檢은 혐의 인정된다 봤지만..法 "혐의 다툴 여지"
증거인멸 강조한 검찰 vs 법원 "관련 소명 부족"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29일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3.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유경선 기자 = 성폭행 등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되면서 그 배경과 향후 수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서부지법 박승혜 영장전담판사는 5일 오전 1시30분쯤 "범죄 혐의에 대해 다퉈 볼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기록이 삭제된 김지은씨(33)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추가 복원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을 보강하고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을 강조해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법원의 판단을 뒤집진 못했다.

검찰은 첫 영장 기각 후 증거인멸 우려나 사안의 중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왔다. 법원이 영장 기각 사유를 밝힐 때 '혐의를 다툴 여지' 등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혐의 소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장을 재청구한 이유도 안 전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를 새롭게 확보했다기보단, 증거인멸 우려나 2차 피해 등 구속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제반증거들을 추가로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이 제출한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관계자 진술 등 제반 증거에 비춰볼 때 안 전 지사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검찰이 영장 기각 닷새 만에 혐의를 추가하지 않고 안 전 지사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자 일각에서 '검찰이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스모킹 건'은 없었던 셈이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열흘 만에 재출석하고 있다. 2018.3.1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또한 법원은 안 전 지사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혐의를 다퉈야 하는 상황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면 방어권을 과하게 제한한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로 영장을 청구하는 사례가 흔치 않기 때문에 기각된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또 영장이 기각된 건 법원이 단순 불륜일 가능성을 본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 역시 "법원이 1차 영장 기각 때 범죄 소명 수준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서면심사를 하는 대신 출석을 요구한 점에 비춰볼 때 판사가 범죄혐의에 대해 의문을 품은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영장 심사 때도 검찰이 얼마나 보강수사를 해서 범죄 혐의를 소명했는지가 핵심 관건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안 전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면 구속 필요성이 인정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4.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앞서 법조계에선 검찰이 재청구 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 관련 혐의를 추가해 범죄의 상습성을 강조하리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검찰은 "2차 고소사건은 좀 더 수사를 진행한 다음 결정할 계획"이라며 포함하지 않았다.

김범한 YK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검찰이 1차 고소건 하나만 갖고 바로 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성급했던 것 같다"며 "2차 고소건을 포함해 청구했다면 법원이 보다 부담을 가졌을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안 전 지사 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면서 검찰이 수사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최 변호사는 "영장이 기각되면 피의자들이 법에 의해 혐의가 벗겨졌다며 더 강력히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인들이 조사를 임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안 전 지사가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간이 아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이란 혐의 특성에 따른 것이고, 기각이 됐으니 검찰도 보강수사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dhk@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