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NO" 삶의 질에 눈뜬 공직사회..지자체 '워라밸' 붐

2018. 4. 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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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은 옛말이죠. 이제 금요일은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외식하기로 약속했어요."

전북도청에 근무하는 이모씨는 요즘 금요일이 즐겁다.

이 밖에 충북 음성군은 3∼4개 그룹으로 나눈 부서별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에 정오 퇴근하고 나머지 요일에 추가로 근무하는 '집단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경직된 공직사회에 거센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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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은 옛말" 강제 귀가·PC 종료·임산부 우선 전보 등 추진
"삶의 질 올라가고 업무 성과 늘 것" 공무원 만족도↑
오늘은 조기 퇴근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불금은 옛말이죠. 이제 금요일은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외식하기로 약속했어요."

전북도청에 근무하는 이모씨는 요즘 금요일이 즐겁다.

'남은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하라'는 지시도, '빠짐없이 술자리에 참석하라'는 명령도 없어진 지 오래다.

전북도에서 시행 중인 '가족의 날' 덕에 이씨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잔업과 회식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야간근무를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근무하더라도 수당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비자발적인 '워킹 홀릭'에 빠진 공무원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말단 공무원도 가족의 날 퇴근 시간이 되면 "고생하셨다"는 말과 함께 사무실을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과장님도 퇴근 안 하셨는데 막내가 먼저 집에 가느냐'고 눈치 주거나 '요즘 애들은 일을 잘못 배웠다'고 질타하는 상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씨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의 날이 시행되고 불필요한 술자리가 줄어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한다. 아빠가 일찍 집에 오니까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하는 날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확산하면서 전북도 등 지자체는 적극적인 가정 친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는 가족의 날 외에도 자녀 입학식과 졸업식, 운동회, 학예회, 학부모 상담이 있으면 연 이틀씩 쓸 수 있는 '자녀 돌봄 휴가'를 정해 공무원이 눈치 보지 않고 집안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부부 공무원은 휴가를 각자 사용할 수 있어 연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최대 연나흘 동안 학교 행사 참여가 가능하다.

부산시도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부모나 임산부는 희망하는 부서에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갑작스러운 자리 이동을 유예하고 있다.

여기에 생후 2년 미만 자녀를 둔 6급 이하 공무원은 당직 근무를 면제하는 등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공무원이 가정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아예 극단적인 방법을 도입한 지자체도 있다.

서울시는 조직문화 병폐로 지적된 불필요한 야근을 뿌리 뽑기 위해 금요일 밤에는 업무용 PC 전원을 모두 꺼버리는 '셧다운 제도'를 실시한다.

현재는 시청사만 대상이지만, 다음 달부터 무교 별관과 도시기반시설본부 등 민간건물 입주 부서까지 소등을 확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평균 초과근무가 중앙부처보다 1.8배나 많아 공무원들이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렸다"며 "셧다운 제도를 통해 불필요한 야근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충북 음성군은 3∼4개 그룹으로 나눈 부서별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에 정오 퇴근하고 나머지 요일에 추가로 근무하는 '집단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경직된 공직사회에 거센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오랜 관료문화에 젖은 공직사회가 일과 가정을 함께 추구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워라밸 문화가 확산하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근로 여건을 갖추기 위해 공직사회부터 선도적으로 워라밸 문화를 장려해야 민간 분야까지 확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근로시간 단축이 귀가 후 잔업으로 이어지는 등 형식적인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인력 추가 채용 문제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수, 한종구, 전창해, 윤우용, 정경재 기자)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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