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기업들 '안티 페이스북'.. 저커버그 발끈

박종원 2018. 4.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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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고객 팔아 장사" 인터뷰서 페이스북 맹비난
일론 머스크, 서비스 탈퇴.. 스냅챗·와츠앱도 반발 동참
저커버그 "서비스 유지 위한 합리적인 유일한 방법" 해명
애플 고가정책 겨냥 발언도
팀 쿡 애플 CEO(왼쪽),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각종 사회적 이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 왔던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지난달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물의를 빚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비난을 쏟아내면서 '안티 페이스북'으로 돌아섰다. 궁지에 몰린 페이스북도 똑같이 업계를 헐뜯으며 맞불을 놨지만 현 상황을 무마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미 인터넷 매체 복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매우 겉만 그럴듯한 발언이며 전혀 진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 모든 이들이 소통하게끔 하는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면 거기에는 분명 돈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끼어 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결국 다른 많은 미디어처럼 광고 수익에 기반을 둔 수익구조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하나뿐인 합리적인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달 팀 쿡 애플 CEO의 개인정보 규제 강화 주장에 대한 저커버그 CEO의 대답이었다. 쿡 CEO는 지난달 28일 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약 페이스북을 이끌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상에 고객들의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우리가 고객을 팔아 장사를 했다면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지금 자리에 앉아있는 거다"라며 페이스북을 비난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에 대해 2일 인터뷰에서 "부자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감당할만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인질범을 옹호하는 인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용자들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노력하는 기업들이 여러분들을 계속 설득하도록 놔두자"며 "기업들은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이 사용자들을 더욱 아낀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비난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해당 발언이 애플의 고가정책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페이스북을 향한 IT 업계의 비난은 애플뿐만이 아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8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라는 데이터 회사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페이스북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 과정에서 정보 수집을 용인하고 사용자들에게 수집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미국에서는 보도 이후 페이스북 탈퇴 운동이 발생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달 23일 페이스북을 탈퇴했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 스냅챗은 1일 만우절 기념으로 페이스북을 비꼬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인 와츠앱의 브라이언 액톤 공동창업자는 페이스북 삭제 운동에 동참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문제의 보도 이후 2주간 16%나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 지난 2016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에게 아이폰 잠금 해제를 요구했을 때, 그리고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 서명 당시 IT 업계가 합심해서 반발했던 사례를 지적하며 상황이 그때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국제 비영리 개인정보 보호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의 제니 갭하트 연구원은 "개인정보 보호는 이제 사업용 재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른 IT 대기업들은 페이스북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보장을 얻고 싶어 한다"며 "그 결과 제 2의 팀 쿡이나 일론 머스크 같은 유명 IT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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