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와 만납시다] '대한민국 국적' 위한 마지막 단계..긴장 넘치는 귀화면접

김동환 2018. 3. 3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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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고 나온 남성은 못내 아쉬워했다.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말에 그를 기다리던 가족들도 덩달아 아쉬워했다. 할 만큼 했다며 운에 맡기자는 남성의 말에 가족들도 “잘 될 것”이라며 어깨를 토닥이고는 자리를 떴다.

지난 28일,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위한 외국인들의 귀화면접 시험이 진행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별관 국적과 풍경이다.

이날 면접에 응시할 사람은 총 26명. 가끔 나오지 않는 응시자도 있지만, 대부분 이 정도 선에서 면접이 치러진다고 국적과 관계자는 밝혔다. 평일 내내 면접이 있고, 전국 10곳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동시에 진행하니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대한민국 국적을 얻으려 시험 치르는지 짐작이 된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별관 국적과. 지난 28일 이곳에서 외국인 총 26명이 귀화면접을 치렀다. 저마다 사연 안은 이들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간 4명이 면접장 두 곳으로 나눠 들어가 시험 치른다. 면접관이 묻는 말에 응시자가 답하는 동안 함께 온 보호자는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녹음기 등의 장비는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짧게는 10여분에서 길게는 30분 정도 진행된다.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인 남편을 둔 결혼 3년 차 주부 A씨는 오전 10시 면접을 앞두고 매우 긴장했다. 그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시험 본다고 알리지 않았다”며 “붙게 되면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험 보고 나온 A씨는 “질문에 완벽히 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부부는 서로에게 “고맙다”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두 달여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A씨는 “일하는 동안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당한 일을 당한 적은 없었다”며 “대한민국 국적을 얻는다면 더욱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별관 국적과. 지난 28일 이곳에서 외국인 총 26명이 귀화면접을 치렀다. 저마다 사연 안은 이들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오전 11시 시험을 앞둔 우즈베키스탄 출신 B씨는 우리나라에 온 지 10년이 훨씬 넘었다고 했다. 결혼 3년이 지나 자격을 얻었다고 말했다. 태어난 곳은 우즈베키스탄이지만 부모 세대가 한국인이고 예전부터 한국어를 접한 덕분에 인터뷰 내내 별다른 어려움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시험은 시험이었다. 면접장에서 나온 B씨는 “질문에 완벽히 답하지 못했다”며 “다음에 또 와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별관 국적과. 지난 28일 이곳에서 외국인 총 26명이 귀화면접을 치렀다. 저마다 사연 안은 이들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같은 시간 면접 본 C씨는 한국계 중국인이다. 얼핏 50대로 보였으나 나이를 묻자 70대 후반이라고 밝혀 기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생산업체 구내식당 주방에서 일한다고 한 C씨는 “오늘 시험을 보러 오느라 점심까지 미리 다 지어두고 왔다”며 “아마 사장님께서 직원들에게 배식하실 것”이라고 웃었다.

고개 숙여 뭔가를 한참 보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C씨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명절 이야기 그리고 애국가 등의 상식이 빼곡하게 적힌 수첩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5분여 인터뷰 동안 의사소통에 어려움도 없고, 딸에게도 면접 사실을 알릴 만큼 자신이 있었지만 시험 보고 나온 C씨의 표정도 어두웠다. 그는 “면접관이 요청한 사항에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게 있다”며 “공부한 것과 다른 내용이 나왔다”고 씁쓸해했다.

 

한국계 중국인인 C씨는 자기가 70대 후반이라고 했다. 생산업체 구내식당 주방에서 일한다고 한 그는 “오늘 시험을 보러 오느라 점심까지 미리 다 지어두고 왔다”며 “아마 사장님께서 직원들에게 배식하실 것”이라고 웃었다. 고개 숙여 뭔가를 한참 보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C씨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명절 이야기 그리고 애국가 등의 상식이 빼곡하게 적힌 수첩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 우리나라 국적을 얻고자 하는 외국인은 귀화 신청서를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한 뒤 △ 필기시험과 면접심사 그리고 정부의 체류동향 조사를 거쳐 △ 허가 결정이 나면 대한민국 국적을 얻는다.

5년 이상 대한민국 거주 조건을 충족하고 생계유지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외국인은 일반귀화 자격을 갖춘다. 결혼이민자, 특정 분야에서 공로가 있거나 국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는 각각 간이귀화와 특별귀화를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얻을 수 있다.

 

2016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연보 자료 캡처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가 작년 6월 공개한 '2016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귀화자는 2만5044명이었던 2009년을 빼고는 2008년부터 재작년까지 1만명에서 1만7000명 사이를 오르내렸다.

2016년 귀화자는 전년도의 1만924명과 비교하면 1만108명으로 7.5% 감소했다. 중국이 50.7%(5126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베트남 32.5%(3289명)이었다. 중국과 베트남 출신이 많은 이유는 한국인과의 혼인을 통한 간이귀화 때문이다.

이날 만난 세 사람은 대한민국 국적 얻기를 간절히 원했다. 과연 그들은 어떤 결과를 받아들 것인가.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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