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유럽평가전에서 우리는 2패를 했습니다. 과정은 좋았을지 모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아쉬운 결과였죠. 그래도 에이스 손흥민 선수와 클래스가 다른 캡틴 기성용 선수에 대한 확신 그리고 선수들의 주전경쟁에 대한 동기부여 등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선수들이 주전경쟁을 통해서 경기력과 조직력을 끌어올려 월드컵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위해 전술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할 것이라는 사실도 믿구요.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구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전술과 수비력 강화, 세트피스 훈련 등 경기력적인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감독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ONE TEAM'을 만들기 위해서
“경기력이 이렇게 떨어져 있을 줄 몰랐다. 이 정도로 몸이 무겁고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신태용. 지난 10월 모로코전 후에)
지난 10월 모로코와의 평가전이 끝난 후에 신태용 감독이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그 당시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은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감독은 더 그랬겠죠. 그래서 “경기력이 이렇게 떨어져 있을 줄 몰랐다.”는 감독의 말이 이해는 됩니다. 물론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리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나 여론의 히딩크 감독에 대한 언급으로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이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기에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렇게 말을 할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그런데요. 경기 후에 선수들이 가장 속상하지 않았을까요? 자신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승리하고 싶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요? 그런 와중에 감독의 이런 멘트가 선수들에게 신뢰와 더불어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었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속상해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이렇게 떨어져 있을 줄 몰랐다.”는 방관자적이고 원망과 책임을 회피하는 느낌의 발언보다는 히딩크 감독처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한 나는 언제나 그들을 보호하고 지지할 것이다.”는리더로서 책임지는 발언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감독에 대한 신뢰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결국은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낼 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일때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비난과 비판 속에서도 진심으로 지지해 주는 진정한 ‘원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신태용 감독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선수들에게 철저한 신뢰를 주는 감독
다행히 이번 유럽 2연전을 통해서는 신태용 감독은 그런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실수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언론도 팬들도 특정 선수를 지목해서 비판하기 보다는 사기를 북돋아 주고 지지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난과 채찍보다는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말입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위해 당연히 할 말이기도 하구요. 이런 모습이 진짜 신태용 감독의 모습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 선수들에게도 2002년 월드컵의 주역들처럼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내 생각을 선수들 보다 앞세웠던 적은 없다

“시메오네는 팀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선수들에게는 물론 이 클럽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는 신과 같은 존재다. 선수들은 그가 만약 다리에서 뛰어내리자고 하면 그럴 것이다. 그가 우리의 감독인 게 자랑스럽다.”며 AT마드리드에서 2009-2017시즌까지 뛰었던 티아구 멘데스가 감독인 시메오네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잘 표현해 주는 말입니다. 그는 왜 그런 생각을 할까요? 그들은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낼까요? 그의 명령이라면 다 복종한다고 할까요? 시메오네가 남긴 한 문장을 통해 조금이나마 멘데스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내 생각을 선수들 보다 앞세웠던 적은 없다.”
시메오네에게는 자신의 선수들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했던 것입니다. 선수들도 그런 감독의 마음을 알았던 것이구요.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요? 이런 관계속에서 좋은 성적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명장은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 만들어 주는 법
세계 최고의 명장 중에 한 명인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시절 이런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마음가짐을 표현했습니다.
“날 대단하게 만들어 주는 이들이 바로 ‘선수들’임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그는 바르셀로나 시절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질 줄 모르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팀을 만든 과르디올라는 세계에서 가장 전술이 뛰어난 감독으로 인정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인정 받게 된 이유를 자신의 전술적인 능력이 아닌 바로 ‘선수들’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선수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죠.

‘티키타가’라는 뛰어난 전술을 만들어냈음에도 스스로 난 놈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뛰어 난 선수들이라고 생각하는 과르디올라의 마음가짐으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가장 강한 팀의 모습을 보일 수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과르디올라도 시메오네도 히딩크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보다 선수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입니다. 그 진심이 선수들에게 신뢰를 심어 주고 ‘할 수 있다. 해 보자’는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게 만들었고 결국에는 최고의 결과를 선수들이 만들어 냈다는 생각입니다.
승리의 동기부여를 주는 감독이 되기를 바라며...
지금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지지와 응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있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번 평가전에서 얻은 오답노트를 통해 남은 기간 제대로 준비해서 월드컵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자신감이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그 자신감에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80여일의 남은 시간동안 수비문제를 비롯해 조직력과 전술적인 부분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리더로서의 신뢰를 주고 승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도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감독입니다. 앞으로 월드컵이 가까워지면서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리위에서 뛰어내리자고 하면 선수들이 함께 뛰어내릴 수 있는 그런 감독이…’
“무엇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변해야 한다.”는 과르디올라처럼 팀과 선수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변하는 모습을, “내 생각을 선수들보다 앞세웠던 적이 없다.”는 시메오네처럼 선수들이 우선 순위되는 감독의 모습을, “팀이 이긴다면 그것은 선수들이 잘한 것이고, 팀이 진다면 그것은 내 전술이 틀린 것이다.” 는 무리뉴처럼 승리의 영광은 내가 아닌 선수들에게 패배의 비난은 선수들이 아닌 내가 받는다는 그 마음가짐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한 언제나 그들을 보호하고 지지할 것이다.”라는 히딩크처럼 선수들의 방패박이가 되어주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감독의 모습을 진심으로 보고 싶습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월드컵 기간동안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 후에 ‘나는 난 놈이다’가 아닌 ‘월드컵을 통해 날 대단하게 만들어 준 선수들을 잊지 않겠다.’는 고백이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을 기대합니다.
이번 여름 러시아에서 기적이 만들어지길 응원합니다.
*2002년의 기적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결과를 떠나 자랑스러운 태극전사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월드컵이 되길 바라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