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카드깡'까지 해서 대학원생 인건비 수억원 횡령한 서울 사립대 교수 구속

유설희 기자 2018. 3. 27.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가 수억원대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년 여 동안 정부 산하 연구기관 및 기업체로부터 6억4000만원 가량을 횡령한 서울 소재 사립대 교수 한모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정부 산하 연구기관 및 기업체로부터 29개 연구과제를 수주받아 수행하면서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허위 등재해 산학협력단에 청구하는 방법으로 이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대학원생들에게 연구과제 인건비 통장을 교내 은행에서 같은 비밀번호로 통장 개설을 하도록 지시하고, 선임연구원 1명에게는 통장과 체크카드를 통합 보관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과제에 참여하지도 않은 연구원을 참여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해 석사과정 학생은 최대 월 180만원, 박사과정 학생은 최대 월 250만원의 인건비 지급을 산학협력단에 청구하는 식이었다.

한씨는 이 통장으로 인건비가 입금되면 대학원생들에게 체크카드를 나눠주며 출금을 지시, 모두 현금으로 되돌려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씨는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연구비 카드로 거래 문구점에 허위 결제를 하고, 그 대금을 적립해 신발, 골프의류, 시계 등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2800만원을 횡령한 것도 함께 드러났다.

대학 인근 문구점에서 잉크토너, 사무용품 등을 구입한 것처럼 결제를 하고, 적립된 대금을 자신이 개인적으로 필요한 의류, 시계 등의 구입을 문구점 사장에게 시켜 구매 대행을 하게 하는 식이다.

경찰은 한씨의 의뢰를 받아 구매 대행을 한 문구점 사장에 대해서도 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가 출연하는 연구지원금에 대해 ‘눈먼 돈’이라는 그릇된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된 사건”이라며 “논문심사, 학위취득에 있어 지도교수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연구 수행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정당한 인건비도 제대로 지급을 하지 않는 소위 갑질행태 앞으로도 근절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