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봉태규 "인생 가장 큰 목표는 좋은 남편이 되는 것"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18. 3. 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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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혹은 자연인으로서 가장 큰 목표는 지금 제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는 겁니다. 좋은 남편이 되면 아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 같고요. 이번에 SBS 수목극 <리턴>에 출연하게 됐을 때도 가장 기뻤던 건 아내에게 내세울 수 있을 게 생겨서죠.”

배우 봉태규에겐 ‘사랑꾼’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렸다. 칠흑같은 10년의 공백기를 보낸 뒤 <리턴>의 ‘학범’ 역으로 배우로서 제2막을 열었지만, 개인의 명예보다 아내에게 멋진 남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생각하는 그다.

배우 봉태규, 사진제공 iME 코리아

■“<리턴>은 막연하게 10년간 기다린 작품”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봉태규는 인터뷰에 앞서 10년을 기다린 악역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쳐 ‘꿈만 같다’고 거듭 말했다.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선 눈물까지 흘렸단다.

“긴 호흡의 드라마는 11년 만이에요. 잘 끝냈다는 안도감인지, 혹은 ‘학범’이 죽어서 헛헛한 건지 분장을 지우는데 울음이 터지더라고요. 막연하게 10년간 기다린 순간이 온 것 같아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분도 좋기도 했고요.”

그는 극 중 사이코패스 성향이 짙은 학범을 생생하게 소화해내 ‘봉태규의 재발견’이란 호평을 받았다. 그 역시 ‘봉태규도 악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 같아 만족감이 높았다고.

“그동안 제 코믹한 이미지를 깰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학범’을 연기하면서도 시청자가 절 어색하게 볼까봐 걱정을 많이 했고요. 많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물론 연기력에 있어선 오래 쉬어서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런 악역을 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논스톱4>에서 머물러 있던 그의 대표작 리스트가 14년 만에 업데이트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리턴>은 그에게 그만큼 소중한 작품이지만, 방송 초반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주연이 교체되는 잡음이 일어 한동안 세간을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동요하진 않았을까.

“말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동요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그저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간절했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서 일상 공개…“아들과 추억 남기고 싶어서”

재기에 성공한 그는 이번엔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새 가족으로 합류해 아들 육아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실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땐 고민이 많았어요. 아내도 걱정하는 부분이 많았고요. 그러다 아들에게 ‘너 TV 나오고 싶니?’라고 물었는데, 몇 번이고 ‘응’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TV에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어요.”

<리턴>으로 3개월 간 아이 크는 것을 못 봤다는 아쉬움도 이번 출연 결정에 큰 몫을 했다.

“육아나 살림에 제 몫이 있으면 최선을 다하는 편인데, <리턴> 촬영 때문에 3개월 간 바빴더니 그동안 아들이 훌쩍 커버렸더라고요. 아이가 제가 모르는 행동을 하고 말을 하는데, 그 시간 아내가 모두 책임졌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미안했어요. 또 아이를 보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들었고요. 그 즈음 출연 제안이 들어왔는데, 2박3일간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방송으로 기록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더라고요. 또 장인, 장모, 제 어머니도 TV로나마 손주를 보고 싶다고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고요.”

가정은 배우인 그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원동력이었다.

“제 아내가 저와 결혼을 결심할 땐 제가 소위 ‘잘나가는 배우’가 아니었어요. 또 결혼 후에도 제대로 연기를 보여준 적 없었고요. 그래서 아내와 장인, 장모에게 꼭 제가 제대로 연기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그래서 <리턴>도 더 용기 있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기다려온 순간을 맞이한 봉태규. 그는 앞으로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마지막 질문에 그는 현명한 답을 돌려줬다.

“전 스스로 ‘연예인’이라고 하고 다녀요. 혹자는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예인’이란 말은 모든 걸 포괄하는 만큼 정말 멋있는 단어거든요. 전 그래서 좋은 예인이 되고 싶어요. 그 안에서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고 성실하게 연기하는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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