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수도는 서울' 관습헌법 무력화 ..사실상 수도 이전 길 열어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개정안에 수도 조항을 포함한 것은 국가기능 분산이나 정부부처 재배치, 수도 이전 필요성이 대두하는 것에 대비한 조치다. 노무현정부에 이어 현 정부 또한 사실상 행정수도 이전의 길을 열어둔 셈이다.

과거 노무현정부는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추진했고, 취임 첫해인 2003년 12월 국회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듬해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개헌 없이 수도를 옮기겠다는 뜻이어서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조선왕조 이래 600여년간 형성된 규범에 따라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이 형성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 기존의 관습헌법은 효력을 잃고 법률로 행정수도나 경제수도 등을 지정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헌법에 수도조항을 명시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을 가로막던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특별법을 처리하면,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세종시를 진정한 행정중심도시로 완성시켜 행정수도 꿈을 키워가겠다”고 공약했다. 행정수도 이전이 실현되면,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기로 한 공약도 수정해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대통령 개헌안 내용에 일제히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던 세종시민대책위는 이날 성명서에서 “행정수도 문제에 관한 공방과 논란은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는 희망고문의 연장일 뿐”이라며 “‘법률 위임’이라는 하책으로 쉽게 가려다 행정수도 완성을 통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려는 국가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우를 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세준, 세종=임정재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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