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기성용 vs 손흥민' 감동을 준 장면들

조회수 2018. 3. 18.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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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었던 코리언더비
뿌듯함과 감동을 준 두 선수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소를 보여주길
성용이 형이랑 뛰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죠


흥민이가 너무 잘 하잖아요.
함께 뛴다면 뜻 깊은 경기가 될 거예요.


믹스트존에서 미소짓고 있는 두 선수들. 훈훈함을 안겨 준 기성용 선수와 손흥민 선수

FA컵 8강 경기가 열리는 날, 리버티 스타디움은 여느 때보다 많은 한국팬들이 방문했습니다. 바로 손흥민 선수와 기성용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죠. 이번 시즌 제대로 된 코리언더비가 없었기에 더 기대가 큰 듯 했습니다. 특히 요즘 가장 핫 한 이슈를 몰고 오는 두 선수였기에 저 역시도 기대를 넘어 동반 선발에 대한 확신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코리안더비에 대한 관심은 한국 팬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토트넘과 스완지 구단과 스태프 그리고 현지기자와 팬들까지도 두 선수의 만남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같은 나라에 함께 대표팀 주전인데다가 지난 라운드 파워랭킹1위와 14위에 랭크된 선수들의 만남이기에 충분히 그들에게도 이슈가 되는 경기였습니다. 요즘 두 선수의 활약은 팬분들도 잘 아시는 대로 최고입니다. 그로 인해 군대문제와 이적문제도 현지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라운드 위에 나란히 함께 있는 손흥민 선수와 기성용 선수

경기는 토트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기에 기대만큼 흥미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번 경기는 결과나 내용으로 판단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뿌듯함과 감동'이었습니다.  경기장에서 느꼈던 그 장면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뿌듯함과 감동은 안겨 준 장면들

경기 시작 45분 전,  선발 출전이 확정된 두 선수가 같은 그라운드 위에서 몸을 푸는 모습..때로는 밝은 미소로,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웜업에 임하는 두 선수를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두 선수가 나란히 입장하며 선의의 경쟁을 위해 포옹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죠. 막연히 기대했던 그 장면을 눈 앞에서 본 것입니다.  최고의 리그 중에 하나인 잉글랜드 무대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발 출전해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는 그 모습을..

경기가 진행되면서 몇 번에 걸쳐 두 선수가 마주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기성용 선수가 손흥민  선수를 수비하는 모습이었죠. 손흥민 선수가 경기 후에 “유럽에서 같이 뛸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신기해요.” 라고 말했던 것처럼 두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경쟁하는 모습 자체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뿌듯했습니다. 팬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여느 때보다 많은 태극기가 스타디움 곳곳에서 펄럭였으니까요. 

경기 중에 서로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전반 22분이었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득점이 VAR판독에 의해 오프사이드로 결정된 장면이었습니다. 에릭센의 로빙패스를 손흥민 선수가 그림 같이 터치하고 득점까지 연결하는 모습은 ‘왜 그가 요즘 최고의 선수인지’를 충분히 확인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물론 애매한 판정으로 오프사이드가 되었지만 완벽한 터치부터 마무리까지 보여 준 그는 최고였습니다.

후반 중반, 3대0으로 스완지시티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르바할 감독은 기성용 선수를 따로 불러 계속해서 작전지시를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가끔 그런 장면들이 노출됩니다. 그만큼 감독에게는 믿을 만한 선수로 자리잡았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경기 중에 기성용 선수에게 지속적인 작전 지시를 하는 카르바할 감독

경기 후에 기성용 선수가  “둘 다 무엇인가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라고 말한 것처럼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나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가  팀의 중심선수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팬들에게 무엇인가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가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함께 누비는 모습을 보여 준 자체가 우리에게는 좋은 선물이 아닐까?’

90분을 함께 뛰었습니다. 경기 후에 함께 포옹을 합니다. 시작 전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포옹을 했고, 경기 후에는 ‘최선을 다했다. 수고했다.’는 마음을 담아 두 선수는 진한 포옹을 했습니다. 얼마나 훈훈하고 뿌듯한 장면이었는지….. 승패를 떠나서 경기 내용을 떠나서 두 선수가 풀타임을 뛰고 인사를 나누는 그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적이었지만, 내일은 동료이기에 두 선수가 협력해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팬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계속해서 그 미소를 볼 수 있었으면

믹스트존에서 두 선수는 미소를 짓습니다.  ‘형과 함께 뛰어서 영광이었어요. 흥민아 너랑 함께 뛰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어’ 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들의 미소를 보니까 흐뭇함과 더불어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곧 A매치를 위해 떠납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분명 그들이 A매치에서 그리고 나아가 월드컵에서도 그 미소를 보여 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저를 비롯한 팬들과 국민들도 미소를 짓게 할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다정하게 미소짓는 EPL이슈메이커들'

현지팬들에게 군대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 선수 손흥민, 시즌 중에도 계속해서 이적설의 중심이 된 선수 기성용, 함께 경기한다는 이유만으로  소속팀에서 코리언더비라고 홍보하게 만든 그들은 현재 EPL의 이슈메이커입니다. 왜냐하면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들이 이슈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습니다. EPL에서 오랜 시간 코리언더비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캡틴, 쏘니… 당신들이 그라운드에 함께 뛰는 모습만으로 우리는 영광스러웠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계속 그 모습들을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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