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반토막..객실 늘린 호텔들 "이대론 문 닫아야 할 판"
◆ 풀리지 않은 中사드보복 ◆
2017년 3월 15일 중국이 한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최근 한중 정부 사이에 해빙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한때 폭증했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게 공급을 대폭 늘린 호텔업계가 대표적이다. 유커의 한국 단체 방문을 막는 한한령(韓限令)이 건재한 가운데 우후죽순 늘어난 서울시 내 호텔들은 공실 문제로 생존 기로에 선 상황이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를 기점으로 서울시 내 호텔 객실 수는 사상 첫 5만실을 돌파했다. 한국호텔업협회·문화체육관광부의 호텔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내 호텔은 총 399개로 객실 수가 5만3454실에 달했다. 2016년에 비해 호텔 51개, 객실 6507실이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호텔은 급증했는데 객실을 채워줄 관광객은 급격히 줄었다. 사드 갈등으로 한국에 발길을 끊은 유커가 그 중심에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유커는 416만9353명에 불과했다. 한국 관광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6년 806만7722명에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2015년 598만4170명보다도 18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숫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들어서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30만5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만5243명보다 46% 줄었다. 유커의 급감 속에 전체 외국인 관광객도 치명적인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총 1333만5758명으로, 2016년 1724만1823명에서 400만명가량 줄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연 '서울드래곤시티'도 사드 보복 영향을 받은 곳이다. 아코르앰배서더그룹의 그랜드머큐어·노보텔스위트·업스케일노보텔·이코노미이비스스타일 등 4개 브랜드가 들어선 객실 1700여 실 규모 초대형 숙박시설이다. 현재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공실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에선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는 용산의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공실률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 측에 따르면 컨벤션홀 등을 적극 활용해 비즈니스 고객을 확보하면서 타격을 줄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 대표 관광지였던 명동도 여전히 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실률이 50%를 넘나들던 사드 보복 직후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객실 가동률이 50~60% 수준에 그치는 곳이 많다고 일대 관계자들은 말한다.
강남구 소재 A특급호텔 관계자는 "한때 호텔이 부족해서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경기도까지 가서 숙박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옛말"이라며 "업계에서는 이미 서울시 내 호텔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한한령 해소 없이는 문을 닫는 곳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천편일률적인 서비스를 벗어나 파티·식음료·스파 패키지를 강화하거나 키즈 시설을 확충하면서 내국인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호텔에서 편하게 휴양을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를 강조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늘린 패키지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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