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과서 삭제 이어.. '미투 가해자' 훈장 박탈되나

부도덕 행위 땐 추천제한 규정
‘불륜설’ 배우 김민희도 못 받아
‘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 시인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 오태석 연출가 등의 ‘서훈 취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들은 교과서에서 퇴출된 데 이어 훈장까지 박탈당하며 그동안 쌓아 온 명예를 한순간에 잃을 상황에 놓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을 보며 가해자로 지목받은 이들의 서훈 취소 관련 규정을 체크했다”고 밝혔다.
상훈법 8조(서훈 취소)에 따르면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을 받았거나 적대 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형법·관세법 등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사형,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받은 경우’를 서훈 취소 사유로 삼고 있다. 세 사람 모두 현재까지 이 조항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훈장을 수여할 때 ‘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언론보도 또는 소송·민원 제기 등의 논란이 있어 정부 포상이 합당치 않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한 추천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배우 김민희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앞서 베니스영화제와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훈장을 받은 배우 강수연과 전도연의 사례에 비춰 수훈 가능성이 높았으나 홍상수 감독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도마에 오르며 추천받지 못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서훈 취소 조항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던 고은 시인은 지난 2002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김 감독은 각각 2003년, 2004년, 2012년 세 차례 수훈의 영광을 누렸고,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오 연출가는 2014년 보관문화훈장을 목에 걸었다.
행정안전부 상훈담당관은 이날 “해당 부처에서 서훈 취소 요청이 오면 공적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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