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악마의 맥주다" 벨기에 맥주 '듀벨' 감귤향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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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악마의 맥주다."
그렇게 맥주의 이름은 악마라는 뜻의 불어 명사 '듀벨(Duvel)'이 됐다.
가끔 마트에서 듀벨 몇 병 이상을 사면 전용잔을 끼워주는 행사를 한다.
라거 맥주를 마시듯 벌컥벌컥 듀벨을 들이켜서는 맛도 향도 다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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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49] "이것은 악마의 맥주다."
1923년 벨기에의 한 양조장에서 이 맥주를 처음 맛본 사람이 내뱉은 말이다. 그렇게 맥주의 이름은 악마라는 뜻의 불어 명사 '듀벨(Duvel)'이 됐다. 이 녀석, 그 이름만큼 과연 까다롭다. 맥주인데 알코올 도수 8.5도로 꽤 도수가 높다. 330㎖ 한 병에 7000원이 넘는 꽤 비싼 몸이시기도 하다.
듀벨은 찬란한 황금색 에일 맥주다. 거품은 밀도가 높고 풍부하다. 또 오래 지속한다. 술을 따른 잔에서는 바나나 향과 아로마 향이 난다. 한 모금 마시면 '달콤 쌉싸름한 감귤'이 떠오른다. 약간의 단맛과 쓴맛에 오렌지와 레몬 등 감귤류의 맛이 느껴진다. 이 신선한 쌉싸름함은 술이 입에 닿아서 목구멍으로 넘어가기까지 점점 더 풍만하게 부푼다. 보디감이 묵직하다. 탄산도 꽤 강하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지만, 목넘김에 불편함은 없다. 다 마시면 감귤 향은 사라지고 쌉싸름한 맛이 입에 남는다. 너무 차게 마시면 향과 맛이 움츠러들어서 듀벨의 매력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먹기보다는 한 20분쯤 상온에 두었다가 마셔야 더 맛있다.

대부분 맥주가 그렇지만, 특히 듀벨은 전용 잔에 따라 마시기를 권한다. 듀벨 잔은 튤립을 닮았다. 듀벨의 맛과 향을 오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이다. 잔 바닥 중앙에는 듀벨의 알파벳 첫 글자 'D'를 음각해 놓았다. 이것은 의미 없는 디자인이 아니다. 듀벨의 밀도 높은 거품을 오래 유지하려는 장치다. 바닥의 D자를 따라 기포가 계속 올라온다. 샴페인의 기포와 비슷하다. 덕분에 두툼한 거품층의 생명이 길어진다. 가끔 마트에서 듀벨 몇 병 이상을 사면 전용잔을 끼워주는 행사를 한다. 듀벨에 관심이 있다면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술병 뒤에는 듀벨을 잘 따르는 법을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다. "뭐 이렇게까지 하나"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 맥주 따르듯 콸콸 따라보면 왜 듀벨을 잘 따라야 하는지 곧바로 알 수 있다. 거품이 워낙 많이 나기 때문에 무턱대고 따랐다가는 액체 3 대 거품 7의 난감한 비율이 되기에 십상이다.
먼저 잔을 45도 정도로 기울여 조심스럽게 술을 따른다. 술잔의 3분의 1쯤 차면 잔을 60도 정도로 기울이고 술을 더 높은 곳에서 따른다. 절반이 차면 잔을 수직으로 세우고 잔과 술병 주둥이의 거리를 더 떨어뜨린다. 그럼 330㎖ 한 병이 잔에 꼭 찬다.
라거 맥주를 마시듯 벌컥벌컥 듀벨을 들이켜서는 맛도 향도 다 놓치게 된다. 그렇게 막 마시기에는 아까운 술이다. 비싸기도 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듀벨의 매력을 탐구해보자. 알코올 도수가 높기는 하지만, 워낙 맛과 향이 좋아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여성들도 즐길 수 있다. 병 안에서도 발효가 된다. 이 때문에 병입 1년 즈음에 최고의 맛을 낸다고 한다. 병에 언제 넣었는지는 라벨에 쓰여 있다. 내가 마신 것은 만든 지 6개월쯤 된 듀벨이었다. 그래도 훌륭했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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