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남침부터 천안함까지 '북한 도발史' 통째로 삭제
'金씨 일가 3대 권력 세습' 없애고 '김정은 체제 공고화'로 미화
공개처형·정치범수용소도 삭제
"국방부에서 만들던 軍 정훈교재, 이번엔 민간에 위탁해 제작"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지난 5일 발간한 '북한 이해' 최신판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 기술을 최대한 지웠다. 올 하반기부터 군에서 사용하게 될 장병 정신교육 교재에선 '친북·종북 세력' '주사파'란 표현이 없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북 도발·인권 실태 축소
2017년판 '북한 이해'의 '대남 도발과 군사회담' 챕터(4페이지)에는 6·25 남침부터 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군사 도발이 열거돼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반세기 동안 3040회에 이르는 대남 군사도발을 감행했다' '(북은) 평화 제스처와 위장평화 공세를 선행한 후 군사력과 압력을 행사했다'는 표현들이 기술돼 있었다. 하지만 2018년판에선 이 챕터가 통째로 사라졌다. 정부가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군사 위협을 축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관련 내용도 대폭 축소됐다. 교재에서 '인권 침해' 챕터는 '인권상황'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분량도 12페이지에서 3페이지로 줄었다. 특히 '공개 처형', '정치범수용소'라는 표현과 관련 내용은 모두 삭제됐다. 또 핵심계층, 동요계층, 복잡계층 등 북한의 출신성분을 다룬 '사회계층 구조' 챕터, 사상·정치조직·법을 통해 주민을 통제하는 방법을 소개한 '사회통제 방식' 챕터도 없어졌다. 대신 북한 주민들의 의식주, 여가, 명절, 관혼상제 등 관련 내용으로 대체했다.
◇세습·독재 표현 최소화
북한 체제에 대한 표현도 상당 부분 수정됐다. '수령 독재 체제'와 '일당 독재 체제' 표현은 각각 '수령 체제'와 '일당 지배 체제'로 바뀌었다. '독재'란 표현을 의도적으로 뺀 것이다. '전체주의적 독재체제'도 '유일 체제'로 바꿨다. '개인을 신격화한 정치체제'란 표현은 '개인숭배 정치체제'로 대체됐다.
'세습'이란 단어를 되도록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 '권력 세습과 김정은 체제'란 챕터는 '김정은 체제 형성과 공고화'란 표현으로 바뀌었다. 김일성→김정일, 김정일→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 과정을 기술한 '권력 세습 과정' 챕터는 아예 사라졌다.
◇軍 정훈교재도 종북세력·주사파 삭제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년마다 발간되는 군 정신전력 교육 기본교재가 오는 6월 발간된다. 이 교재는 장병 정신교육의 기준이 되는 지도서 겸 교과서 역할을 한다.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의 3개 영역별로 6개씩 총 18개 장(章)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영역별 4개씩 총 12개 장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이번에 사라지는 장 중의 하나가 '사상전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패망한 송나라, 중국 국민당, 남베트남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 존립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는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적'이란 교훈을 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 '종북세력, 그들은 누구인가' '북한과 종북세력의 관계'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적행위' '주사파' 등의 표현이 많았는데 모두 사라지게 됐다.
새 교재 집필 과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미 집필 방향이 정해져 있어 집필진에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군 소식통은 "기존엔 국방부에서 제작하던 것을 이번에 민간에 위탁했다"고 말했다. 군 복무 기간 단축이 본격화하면 장병 정신교육 시간도 줄어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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