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詩>매화방창(梅花方暢) - 김밝은 -

기자 2018. 3. 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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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머리카락이 휘날릴 때마다 향기로 퍼져가는 소식에

바쁜 하루를 슬그머니 떼어놓고

바람을 향해 귀를 열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생(生)이 참 좋을지도 모른다며

얌전하던 풍경(風磬)이 은근한 수다를 건네옵니다

풍경을 해석하는 글자들이 부끄러워지고

젖은 숨을 내쉬던,

예전의 내가 허공에서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시간의 지문을 가득 품은 얼굴 앞에서 사람들,

명주실처럼 감겨있던 말꽃을 풀어내느라 바쁠 때

스님들 방귀 소리에도 화르르 웃음 터트리며

세상의 얼굴 저토록 환하게 하는

선암사,

매화방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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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64년 전남 해남 출생. 2013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술의 미학’ 출간. 시예술아카데미상 수상. 현재 ‘미네르바’ 편집위원, ‘월간문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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