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이 간다] 불 꺼진 호텔.."관심마저 꺼질까 겁나요"

2018. 3. 5. 07: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 앵커 ▶

한때 지역 최고로 손꼽히던 호텔이 경기가 꺼지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거리에 나앉은 직원들은 두 달 넘게 서명 운동에 촛불 집회까지 벌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데요.

<마봉춘이 간다>에서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한때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았고 온천특구로도 지정되며 관광지로 전성기를 누렸던 대전 유성.

그 중심에서 최초의 특급호텔로 명성을 날렸던 건물에 불이 꺼진 지 벌써 두 달째입니다.

예약을 받고, 손님을 맞으며 룸을 정리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내던 직원들은 집회와 서명운동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조합원 총단결로, 갑질폐업 분쇄하자!"

지난해 11월, 직원들의 집으로 해고 통지서가 날아들었습니다.

벨데스크에서 21년을 일해 온 김성석 씨.

호텔 측이 폐업 얘기를 흘리긴 했지만 경기가 나빠도 100명 넘게 일하는 직장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는데요.

[김성석/호텔리베라 21년 근무] "추석 쇠고부터는 그게 조짐이 셌습니다. 그때부터 이제 폐업 얘기하면서 대책위를 한다느니, 뭐 어쩐다느니 하면서 많이 얘기했습니다. 반신반의했습니다."

길에 나앉을 처지가 된 직원들.

걸어 잠긴 호텔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설 명절을 보내는 사이 절반 가까이가 일터를 떠났습니다.

[김명수/호텔리베라 21년 근무] "20년 넘게 일했거든요. 그런데 첫 직장이자 지금까지 일해왔던 거고…."

남은 이들이 천막농성에 상경시위, 촛불집회에 국회면담 신청까지 하며 폐업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습니다.

회사 측은 별다른 입장도 없이 묵묵부답, 10만 명을 목표로 시작한 서명운동은 1만 건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데요.

꺼지는 경기에 너나없이 어려운 상황.

[권덕봉/호텔 인근 편의점 운영] "매출이 주로 (밤) 9시에서부터 12시까지가 피크 타임이고…(지금은) 10시 이후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 거죠."

그래서일까요.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게 더 두렵다고 말합니다.

[김명수/유성 호텔리베라 21년 근무] "제가 환자는 아니었지만, 시한부… 감히 거기에 빗댈 수는 없겠지만…저희한테는 이게 어떤…생계의 모든 것이었으니까…."

<마봉춘이 간다>였습니다.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