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신도시 과밀학급 심각] 집값 쫓겨 신도시 왔더니..우리 아이 '콩나물 교실'서 공부

박현준 2018. 3. 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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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값 폭등에 脫서울 가속 / 동탄 초등교 학급당 평균 46명 / 부모들 새집 입주 기쁨도 잠시 / 부족한 교육 인프라 다시 발목

직장인 이모(37)씨는 서울의 높은 집값을 피해 2015년부터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살고있다. 당초 이씨는 서울 동작구에 집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저축과 대출을 끌어모아도 20평대 집을 구입할 수 없었다. 결국 동탄신도시에 자리잡으면서 원하던 방 3개가 딸린 아파트를 구했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났다. 아들이 입학한 학교는 한 반에 학생수가 40명에 가까웠다. 이 마저도 다른 학교들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동탄신도시의 초등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46명이다.

이씨는 “주거환경만 보면 서울을 벗어난 게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교통비는 그렇다쳐도 가장 큰 고민은 교육이다. 신도시 내 중학교도 학급당 학생 수가 40명 내외라는데,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의 경우는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꼴이나 다름없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과 물가에 지쳐 서울을 떠났더니 자녀 교육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의 학생 수가 뚝뚝 떨어지는데, 서울과 가까운 신도시에서는 1970년대의 ‘콩나물’ 학급이 대세다.

‘탈(脫)서울’ 현상은 통계로 실감할 수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2010년 10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세다. 2016년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993만1000여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985만7000여명이었다.


반면 경기도 인구는 매년 상승세다. 2012년에 인구 1200만명을 돌파한 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287만4000여명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평당(3.3㎡) 1058만원으로, 서울(2179만원)의 반값도 안된다.

그러나 수도권 신도시에 둥지를 튼 20∼40대는 “신도시로 가는 건 또 다른 늪에 빠지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학급에 학생이 너무 많아 자녀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경기도내 2359개 초·중·고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1452개교가 과밀학급(학급당 학생수 25명 이상)이다. 이는 결국 학원과 개인과외 등 또 다른 교육비 상승의 원인이 된다.

경기 화성동탄신도시 권모(38·여)씨는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구입하기 어려워 출퇴근이 불편하더라도 경기도를 택했다”면서 “하지만 서울에 비해 학교수도 적고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다른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포한강신도시 한 중학교 2학년 윤모(14)양은 “반 아이들이 너무 많아 급식시간이나 이동 수업을 할 때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건 물론, 수업시간에 질문하기조차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러다 보니 일부는 재상경을 하기도 한다. 이모(37)씨는 “판교에서 세를 들어 살다가 어린 아들과 딸의 장래를 생각해 서울에 집을 마련했다”며 “학군과 인근의 학원가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용련 한국외국어대 교수(교육학)는 “과밀학급은 교육의 질 측면에서 해결이 시급한 문제”라면서 “농촌지역 등에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너무 적어 문제가 되고 있으므로 지역 간 학급당 학생수 안배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김주영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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