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성폭력 폭로했는데..대부분 집행유예·벌금형

김영아 기자 입력 2018. 3. 2. 20:51 수정 2018. 3. 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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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폭력을 폭로하는 목소리는 같은데 미국 할리우드와 달리 우리는 가해자의 실명이 아닌 이렇게 이니셜로 폭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난해 접수된 성폭력 범죄 2만 7천여 건 가운데 40% 정도만 기소됐습니다. 1심에서 유기징역이 선고된 건 다섯 건 중 한 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어렵게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폭로해도 정작 가해자에 대해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실태를 김영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 체조 대표팀 선수들을 상습 성추행한 주치의에 대한 재판입니다. 의사가 성추행을 치료 행위라고 강변하자, 판사는 모두 보는 앞에서 서류를 집어 던지며 단호한 어조로 말합니다.

[판사 : 나는 개도 당신에겐 보내지 않을 겁니다.]

판사는 의사에게 175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범죄의 대부분인 강제추행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일부 판사와 검사에게 이런 말까지 들었습니다.

[A 판사 : 여성이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맺는 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C 검사 : 허리를 비틀면 성관계를 막을 수 있지 않나?]

[이선경/변호사 : 자기들이 그렇게 생각하니까 실제로 형에도 반영이 되는 거고요. 비슷한 사례임에도 어떤 검사는 기소하고 어떤 검사는 기소를 하지 않는 거죠.]

이런데도 대검찰청의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율은 전체 평균보다 낮았고, 고위직은 60%대에 불과했습니다.

[이나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그 사람들의 조직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남성 중심적이고 위계적이잖아요. 권력을 가진 집단이 실질적인 성폭력 예방교육, 성평등 교육을 해야 되는 거예요.]

성범죄를 뿌리 뽑으려면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성 의식을 바로잡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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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아 기자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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