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1심서 집행유예.. '3000만원 뒷돈' 무죄

유환구 2018. 2. 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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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뇌물 건넸다고 인정할 증거 부족"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로부터 뒷돈을 건네받고 인사.수사 관련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측에서 인사.수사 관련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재판부는 인사 청탁 등 핵심 혐의를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22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전 청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구 전 청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구 전 청장은 석방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의 전 보좌관 김모(64)씨와 IDS홀딩스 회장 직함의 브로커 유모(62)씨는 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구 전 청장이 경찰 인사 청탁 등 명목으로 이들에게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전 청장에게 돈을 건네고 청탁한 정황과 관련해 유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며 “김씨가 구 전 청장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한 진술도 통상적인 뇌물 전달 방식에 비춰 자연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구 전 청장이 청탁을 받고 특정 경찰을 특진시키라 했다는 혐의도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나오지 않았다”며 “일선 서장에게 특정 직원의 인사를 압박했다는 혐의도 서장의 인사 재량권을 부당하게 제약한 것으로 판단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경찰에게 IDS홀딩스 관련 수사를 맡기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청장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며 “특정 사건을 특정 경찰에게 배당한 것은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구 전 청장은 2014년 IDS홀딩스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하던 브로커 유모씨로부터 윤모씨 등 경찰관 2명을 경위로 특별 승진시켜 IDS 사건 수사를 담당한 영등포경찰서에 배치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수뢰 후 부정처사 등)로 기소됐다. IDS홀딩스 측이 고소한 사건을 윤씨에게 배당하도록 부하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구 전 청장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인정되면서도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아 뇌물수수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에 수긍할 수가 없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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