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김여정 만나려 했었다" 北 취소로 불발(종합)

김영선 기자 2018. 2. 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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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 2시간 전 北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WP "펜스의 對北 강경 발언이 원인일 듯"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캐런 펜스 여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2018.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 측 인사들을 만나려 했으나 북한이 이를 취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8~10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을 비밀리에 만나기로 했으나 막판에 북한이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펜스 부통령이 (북한 측과 만날) 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려 했다"고 말했다.

부통령실은 양측이 10일 청와대에서 비밀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약속시간 2시간 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의 방한(訪韓) 2주 전 백악관은 북한이 미국과 비밀회동을 원한다는 정보를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입수해 회동을 결정했다고 한다.

특히 백악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친동생인 김 제1부부장을 보낸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 북미 접촉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회동을 원한다는 북한 측 의사에 한국이 미국과 만남을 중재했고 장소 또한 청와대로 정해졌다.

미국 측에선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표,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에선 김 제1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또 다른 제3의 인물이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애당초 북미 회동이 계획돼있던 만큼 펜스 부통령은 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펜스는 방한 전 알래스카에 들렸을 당시 "북한 대표단과 어떤 회동도 요청하지 않았다"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었다.

북미 비밀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WP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도착해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압박을 강조하자 북한이 회동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찾은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곧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제재를 공개할 것"이라 강조하는가 하면 올림픽 개막식에선 뒤편에 앉아있는 북한 대표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남북 공동 대표단이 입장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영 의사를 표한 것과 달리 펜스 부통령은 자리에 앉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미 회동이 이뤄졌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이 출국하기 전 백악관에선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북한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오히려 회동에서 미국의 강경 대응 전략을 북한 대표단에게 직접 전하려 했다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과 회동이 성사됐더라도 긴장 완화를 위한 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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